동네탐방
거의 10년 만에 찾은 태국. 그중 치앙마이 방문은 처음이다.
여기 브런치스토리에서만 봐도 알겠지만 많은 한국 사람들이 치앙마이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다. 나도 퇴사 후에 한 달 살기를 기획하던 중, 지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추천받은 곳이 바로 이 '치앙마이'다. 서치 해 보니 나름 조용하고 저렴하고 또 이왕 한 달 살기를 하는 김에 아들의 영어 캠프까지 할 수 있어 우리가 한 달을 지내기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은 여행 시기만 늦출 뿐.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시켰다. 그리고 지금, 여기는 태국 치앙마이! 한 달간 나의 집, 나의 동네 '님만해민'이다. 이사를 하면 동네 탐방부터 하는 것이 인지상정. 치앙마이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 필요한 생필품을 조금 산 후 우리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님만해민은 큰 쇼핑몰인 마야몰 주변이 번화가인데, 이곳은 한국에 비하자면 청담동 같은 곳이라고 한다. 그냥 간판만 태국어로 쓰여 있을 뿐 압구정 로데오 거리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고 고급진 가게들이 즐비해 있다.
나는 번화가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았다.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 번화가 호텔과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고민했지만 내가 추구하는 한 달 살기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 것 같아 지금의 숙소로 결정했다. 결론은 아주 만족스럽다. 조용하고 깨끗한 숙소. 번화가까지 나가려면 꼭 택시를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감수할 수 있을 만큼 지금의 숙소가 마음에 든다.
우리가 앞으로 자주 드나들 큰길로 나가면 몇몇의 식당과 편의점, 마사지샵이 있다. 하지만 우연히 로컬 맛집을 찾다가 가보게 된 뒷골목은 정말 태국 현지인들이 대부분이었고 외국인은 거의 없었다. 로컬 시장에는 과일이나 길거리 음식들을 팔고 있었고 내가 방문한 식당도 태국 현지인들이 주 고객인 듯했다.
식당은 진짜 맛집이 맞았다. 똠양꿍을 마치 해장하듯 흡입했다. 사장님도 친절하고 위에 사진처럼 저 거리의 가게들만 새로 리모델링을 했는지 깨끗했고 새것의 느낌이 낭랑했다. 식사를 마치고 버블티를 하나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버블티의 가격은 24밧. 약 900원. 상당히 만족스러운 저녁 시간이었다.
자주 찾게 될 동네 가게들을 물색해 두니 벌써부터 마음이 든든하다. 한 달, 길면서도 짧은 시간일 테지만 잘 부탁한다. 치앙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