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려치고 카페나 차릴까?
나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 카페 사장이다.
커피 업계에 발을 들인 지는 7년 차이며, 연 매출 10억의 카페를 5년째 운영하고 있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어른이 된 한 제자와의 상담 때문이었다.
"선생님, 저는 돈을 벌지 못해도 카페가 하고 싶어요. 커피가 너무 좋고 빵이나 쿠키 굽는 것도 너무 즐거워요. 부모님도 흔쾌히 지원해 주신다고 하셔서 그러는데 창업에 대한 조언을 좀 해주실 수 있나요?"
성공한 카페 사장으로 알려지다 보니 창업 상담 문의를 수없이 받는다.
그러나 나의 대답은 99% "아니, 하지 마라(NO)"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창업 자금이 넉넉하지 않아서?
커피에 대한 지식, 경험이 부족해서?
맛있는 빵이나 디저트를 만들 실력이 없어서?
정답은 '카페 창업'에 대한 접근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카페 산업은 대단히 리스키 한 산업이다.
그러나 카페를 차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카페 창업이 지니는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낭만적 시선으로 업계를 바라보고 있다.
사실 이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 글을 보는 99% 사람들은 카페 산업의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일 것이다.
우리가 카페를 어떤 식으로 소비하는지를 생각하면 비업계인이 가지는 환상을 이해할 수 있다.
'휴식', '여가', '즐거움', '따뜻함', '트렌디'
카페를 이용하는 경험은 언제나 긍정적이다.
카페는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장소이고, 고객의 즐거움을 위해 멋진 인테리어와 건축에 공을 들인다.
카페 업계 종사자들 또한 일반음식점보다는 수려하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지닌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고객을 위한 상품일 뿐이다. 카페 사장이 된다는 것은 즐거움을 누리는 '소비자'에서 즐거움을 전달하는 '공급자'가 된다는 뜻이다.
당신이 카페에 대해 가졌던 모든 멋진 경험들은 카페 사장이 되면서 영영 남의 것이 돼버리는 것이다!
카페 사장과 카페 손님의 입장 차이는 교사와 학생만큼이나 아득하다.
학생에게는 책임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선생님 말을 적당히 들으면서 친구들과 즐거운 학창 시절을 보내면 그만이다.
그러나 교사는 교실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책임자이다.
당신은 교실의 온도가 추운지, 더운지,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지, 장난치다 다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교사 역할인 것이다.
학창 시절의 즐거운 경험만 생각하고 교사가 된 이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괴로워한다.
학생일 때는 보이지 않던 수많은 고충이 교실 안에 존재하기에.
카페 업계도 마찬가지다. 그 세계에 직접 들어가 보지 않고서는 무엇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절대로 알 수 없는 법이다.
제가 왜 카페를 차렸을까요. 그 결정이 너무나도 후회돼요.
자영업 커뮤니티를 보면 이틀에 한 번 꼴로 올라오는 내용의 글이다.
나는 해당 커뮤니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들과 도움이 될만한 지식을 공유하고 잡다한 대화도 나누면서 카페와 관련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그런데 게시판을 보면 창업을 결정한 것을 후회하거나 폐업에 관한 문의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그런 글을 보면 나 또한 참담한 심정이다.
망하려고 시작하는 사업은 없는 법이다.
모두가 벅찬 꿈을 안고 나만의 가게를 차리고 꾸며 행복한 인생을 설계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자영업 경기는 얼음장에 가깝다.
장기간 이어진 불황과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은 굳게 닫혔고, 폐업하는 업장의 수는 개업하는 업장의 수를 넘어서며 그 어려움을 증명하고 있다.
나 또한 줄어든 평일 매출과 객단가 감소로 불황의 여파를 느끼고 있다. 연 최고 매출을 찍었던 2023년에 비교해 1억 정도가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으니 말이다.
그런 만큼 신규 창업자들은 더욱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춥고 긴 겨울을 살아남으려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듯이 창업 전에 최대한 많은 지식과 간접경험을 쌓아 대비해야 한다.
나는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카페 창업과 관련한 서적을 낸 적도,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수십 개의 매장을 런칭한 적도, 전국단위로 원두나 베이커리를 납품한 적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대단하지 않은 사람이 카페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줄 수 있다.
나는 인생의 스승이자 건축 및 자영업 전문가인 아버지와 10년째 개인 카페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계신 어머니가 있다. 수백 곳의 카페를 직접 다녀보며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고 흥망성쇠를 업계인으로서 지켜보았다. 자영업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사장님들의 노하우를 얻었음은 물론이다.
이 연재글을 보는 이들에게 자신 있게 약속할 수 있는 것이 2가지 있다.
1. 첫째는 '진실성'이다.
나는 단일의 매장 1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컨설팅이나 프랜차이즈, 마케팅 업계와 조금의 이해관계도 없다.
여러분이 이 글을 스크롤하기에 앞서 나는 절대로 감언이설 하지 않을 것, 사실을 왜곡하지 않을 것, 모르는 것을 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
2. 둘째는 '흥미와 재미'이다.
나는 교직 경험을(일천하지만) 통해 가공되지 않은 딱딱한 정보를 가공해 떠먹여 주는 전달력을 연마했다.
업계에는 나보다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넘쳐나지만 지식을 전달해 주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나는 교육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비유와 예시를 통해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업계의 진실을 전달하고자 한다.
나는 교사로 일할 때 나의 노력이 온전히 남을 위해, 사회를 위해 쓰임에 자부심을 느꼈다. 열심히 일한다고 월급이 더 오르지도 않건만 그 자부심 하나로 마음이 충만했다.
그러나 자영업을 시작한 뒤, 나는 자신의 이익에만 예민해진 스스로를 볼 수 있었다. 이는 때때로 고양감을 주고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제공했지만 마음속 한구석엔 공허함이 자리 잡았다.
그 공허함은 남을 위한 자리였다.
나의 이득은 사실 누군가의 호의이고 노력이었으며, 엄청난 행운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것이 세상으로부터 내가 진 부채이다.
나는 내가 카페 업계에서 살아남는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와 배우고 익힌 지식들,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자영업의 정수를 세상에 나누고자 한다.
카페를 차릴까 말까 망설이는 이들, 창업을 앞두고 막막함에 두려운 이들, 혹은 이쪽 업계가 궁금해 엿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나의 글이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글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나 오류에 대한 지적은 언제나 환영이다. 업계 종사자로서 바로잡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의견을 남겨주시길 바란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삽화와 도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으며 해당 이미지는 구글의 '나노 바나나'를 사용하였음을 미리 밝힌다.
다음 글 '대문자 T로 변신하라' 에서는 카페 창업을 위해 가져야 할 필수적 마인드 셋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