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The Abduction of Lisa McVey/21.08.03
이 영화를 보게 되었던 계기부터 말해보겠다.
일단, 실화라고 하는 점. 실화 기반의 영화는 상당히 많지만 단순히 그 한가지 이유만으로 구미가 당긴 것은 아니다. 왜냐, 납치를 당했는데!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아니, 이게 실화라고?
도저히 그 과정과 결과를 내 두 눈으로 보지 않고서는 무언가 개운해지지 못하겠구나 싶어서 재생버튼을 누르고 만 것이다.
Believe Me: The Abduction of Lisa McVey
우선 이 일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리사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엄마와 하나뿐인 여동생과 떨어진 채 할머니 집에서 지내고 있다. 리사는 10대의 후반에 머물러있는 청소년인데, 도넛 가게에서 늦은 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학교를 가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딱히 친구를 만나는 모습도 없었다. 그저 할머니집-도넛가게를 왕복하는 것이 리사의 하루다.
도넛 가게 알바가 끝나는 시간은 상당히 늦은 밤이다. 하루는 새벽 2시에 퇴근하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납치를 당하게 되었다.
납치를 당하고 며칠동안 엄청난 일들을 겪게 되는데.. 그 상황들에도 상당히 침착하고 영리하게 행동한 덕분에 죽지 않고 살아서, 무사히 할머니 집에 도착한다. 집에 가자마자 (집까지 가는 길에 진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엄청 힘들어했다..ㅠㅠ) 자신이 납치를 당했다고 토로하는데.. 진짜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할머니는 막론하고, 엄마도, 경찰도 납치 당했다는 사실을 믿어주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딱 한명! 래리 형사만이 리사의 말을 들어준다.
(아래는 스포주의)
실화인걸 알아서 대략적인 결말에 대한 건 예상할 수가 있는 여지가 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 시퀀스는 너무나도 보기 힘들었다.
뭐랄까.. 리얼함이 있었다고 해야할까.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임에도 그 고통이 전해지는 느낌이 너무 강렬했다. 몇번이고 영화 보기를 멈출까 고민했을 정도다.
하지만 차마 끝을 보지 않고서는 찝찝한 기분으로 지내게 될 것 같아 꾹 참고 끝까지 보았다.
이 일을 겪은 수 많은 피해자와 주인공인 '리사' 라는 실존 인물이 있어서 선뜻 보기가 불편하다고 말을 꺼내기도 죄송하다. 실제로 당시에 연쇄 살인이 일어나고 있었고, 경찰은 그 범인이 누구인지 수사하고 있던 중이다. 알고보니 그 연쇄살인마가 리사를 납치 했던 것이었다는 게 참.. 너무 무시무시했다.
정말로 죽을뻔 했던 게 맞다는 것 아닌가. 난 그 범인이 리사한테 죽일 거라고 말할 때마다 그냥 겁주려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매번 진심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니 진짜 아찔했다.
그런 상황에서 대담하고 영리하게 행동한 리사가 진짜 존경스러웠다. 그 치밀함과 기억력, 추리력도 대단하지만, 자신 이후에 다시는 그런 일을 겪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가짐과 어른이 되어서 청소년들을 위한 경찰이 된 실행력까지 그 무엇하나 정말이지..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냥 진짜.. 너무 멋진 분이시다.
이렇게 대단하고 용감한 분을 그런 가정에서 보내게 한 그 가족이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사정이었을까? 이 부분은 아무래도 실화다 보니 제대로 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래도 고모네 가족이 좋은 분들이라 참 다행이었다. (여동생도!)
엄청난 일을 겪은 뒤에 본인은 트라우마와 후유증으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그 일을 극복해내고 경찰이 되어 누군가를 지켜주게 된 그 용감함에 다시한번 존경을 표하며...
이 세상 모든 용감한 자들을 위해 오늘 하루도 기도한다.
P.S 인간 이하의 쓰레기들은 제발 알아서 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