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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숑 Park May 09. 2023

테이크 쉘터(Take Shelter)

23.05.09 / 왓챠

저의 리뷰는 스포일러가 존재하니 읽을 때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름 주의)



오늘 적어볼 영화는 '테이크 쉘터' 다. 

제목 그대로 대피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영화의 장르는 '공포' 다. 처음엔 좀 졸아서 보았다. 아무래도 장르가 장르인지라 긴장한 상태로 보게 되었는데, 그도 그럴게 이 영화는 시종일관 고요하다. 

공포라는 장르적 특성상 고요하면 꼭 놀랄 일이 나왔던지라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나는 공포영화를 보다가 무서운 게 나올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면 꼭 귀를 막는 습관이 있다. 소리라도 덜 들어야 놀라는 것도 좀 덜하기 때문인데, 이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헤드셋을 착용한 채 보아도 될 정도로 놀랄만한 일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좋은? 점이 있다.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오로지 '제시카 차스테인'이 나온다는 이유 하나뿐이었는데, 물론 평점이 나쁘지 않았던 것도 한 몫했다. (실은 평점이 더 중요하다 ㅎㅎ)


아무튼! 소개하겠다. 이번 영화 'Take Shelter'!



감독: 제프 니콜스 

주연: 마이클 섀넌(커티스 라포체), 제시카 차스테인(사만다 라포체) 등

장르: 공포, 스릴러, 드라마


포스터에서도 느껴지는 고요한 공포.. 

배경에는 폭풍우가 몰아칠 듯한 번개가 내리치고 있다. 방공호 앞에 서있는 한 가족. 

어쩌면 포스터가 모든 것을 다 설명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가 말하고 있는 것이 어떤 이야기인지 말이다. 


주인공인 커티스는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정확히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지휘도 하고, 기계도 다루는 일인 것 같다. 하나밖에 없는 어린 딸은 귀가 들리지 않고, 말도 하지 못하는 상태이나 병원에 다니고 치료를 받으면 나아질 수 있는 상태다. 다행히도 회사에서 의료보험이 잘 되어있어 딸의 치료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좋은 소식이 영화 초반부에 등장한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을 때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 

우리는 김첨지의 나라가 아닌가. (영화 속 배경은 외국이지만 ㅎ) 좋은 일 뒤에 나타날 이야기 속 갈등의 시작! 이 영화의 장르가 공포인 이유!!


커티스는 어느 날부터 자꾸 악몽을 꾸게 된다. 마치 그 내용이 곧 현실에 일어날 일인 것 마냥 불안하기까지 하다. 그 불안함은 일상까지 망치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가 이 영화의 대부분 스토리다. 

흔히 공포하면 떠오르는 귀신이라던가, 살인마 같은 건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에서 마주칠법한 공포심이 이 영화의 장르를 설명해 준다. 원래 사람이 가장 무서운 것처럼! 일어날 법한 일이 더 무섭게 느껴진달까?



엄청난 폭풍우가 몰아치고, 사람들이 내 딸을 해치려 하고, 내가 키우던 개가 나를 물어뜯는 그런 악몽.. 

근데 그게 현실이 되는 거라면? 만약에 내가 예지몽을 꾼 거라면? 그러면 어떡하지?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려하던 일이 진짜로 일어난다면? 나는 그런 상황에서 대피할 수 있는 상태일까? 


커티스는 과감하게 대피를 시작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게 미쳐 보이기도 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현실을 외면하고 빚까지 만들면서 추진해 내는 그 과감함이 좀 돌은 자 같아 보였지만 때로는 저렇게 화끈한 결정이 결과적으로 현명했다고 보이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ㅎ (하지만 난 저렇게는 안 할 거임) 



솔직히 혼자면 '폭풍우가 오든 말든 죽는 거지 뭐' 하고 있을 것 같은데, 나에겐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 

특히나 나를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너무나도 존경스러운 가족! 

집이랑 차를 다 팔아먹고 대출까지 받아오는 놈 뭐 이쁘다고 그걸 받아주나 했는데.. 어쩌면 결혼이라는 건 저런 것도 눈 감아주고받아주며 살아야 하는 고단한 삶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결과적으로는 믿어주어서 다행이었긴 하지만 그건 영화니까 가능한 일 아닐까???



너무나도 어렵고 힘든 일을 해내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남들에겐 별거 아닌 일도, 내 눈에 별거 아닌 일이라도, 누군가에겐 참 힘든 일일 수 있다. 언젠가 살면서 그런 일을 보았던 적이 있다. 참 별 일 아니다 싶은 것을 너무나도 무겁게 지고 살아가는 사람을. 

그 사람이 힘들어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비록 공감은 해주지 못했지만, 이제와 새삼 이해는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극복해 내기 바라는 마음으로 나 또한 강인하게 버티고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영화의 결말은 어쩌면 그런 이이기를 품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보는 내내 저게 현실이 되는 내용이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보면서 '에이 뭐야. 진짜 정신병이었나 봐.'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이 들자마자 진짜로 현실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내 주변인의 말을 귀담아듣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 (대충 마무리 짓는 말! ㅋㅋㅋㅋ) 


영화 테이크 쉘터(Take Shelter)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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