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들이 있다면, 그 무대를, 행사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난 후자다.
열흘 전 진행된 56회 백상 예술대상은 코로나 19 여파 속 마지막까지 주의를 늦추지 않으며 준비했다. 무사히 마쳤다. 시상식을 준비하고 마치길 5년. 하지만 매번 쉽지 않다. 새로운 위기가 늘 날 기다리고 있고 난 주어진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나 시상식은 생방송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끝날 때까지 단체 톡방은 미친 듯이 울려댄다. 전화도 쉴 새 없다.
그렇게 3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전력 질주하며 대기실과 주차장, 그리고 행사장을 오간다. 발은 퉁퉁 붓고 눈은 넋이 나가버린다. 그 모습을 거울로 보면 참으로 웃음을 참을 수 없다. 이런 꼴로 다녔나 싶다. 이번엔 막판까지 심장을 졸리는 강변북로와 자유로의 교통체증에 울고 싶었다.
시청자들은 화려한 무대와 스타들이 어우러져 진정으로 함께 축하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시상식을 즐긴다. 하지만 그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지난 1년 간의 후보자와 후보작을 정리하는 작업부터 설문조사 및 전문 심사 3차 과정, 무엇보다 후보자, 시상자 섭외에 열을 올리는 무대 뒤 사람들도 가끔은 기억해주길... 바라본다. 정말 생각보다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