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우리 팀 동료를 뽑는 면접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라는 첫 말에, 그분은 본인 이름은 쏙 빼고 나머지를 모두 말했다. “우리 회사, 그리고 채용을 하는 팀에 대해 어떻게 알고 왔나요?”라는 질문에도 “A는 B입니다.”처럼 미리 조사해 온 대로, 준비한 만큼 이야기하고 서둘러 마침표를 찍는 그런 분이었다.
30분 정도 시간이 흘렀다. 난 그분을 알게 되었다기보다는 그분의 SNS를 훑어본 정도의 기분이었다. 궁금했다. 그 분과 내가 함께 일을 하게 된다면, 나의 어떤 부분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지 상상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 팀은 왜 수많은 사람들 중 청소년들에게 세계시민교육을 하려고 할까요?”, “당신은 업무적으로 어떤 걸 할 때 행복하고, 어떤 걸 할 때 힘든가요?”와 같은 평범한 질문을 했지만, 돌아오는 건 준비해온 대답들이 여럿 얽혀있는 대본 뿐이었다.
질문을 하고 1분 정도의 정적도 흘렀다. 어려운 질문은 술술 대답하면서, 자기와 관련된 질문은 선뜻 내놓지 못하는 듯했다. 바람 소리만 잔잔히 흐르는 조용한 시간이 그분에겐 힘들어 보였다. 질문이 난해했나 싶어 정중히 사과했다. 난 그 사람이 이유 없이 좋은데, 면접이기 때문에 그 이유를 찾아야 했다. 제발 긴장해서 이기를 바랐다.
숨 막히는 면접이 끝났다. 그분을 뽑자고 말하고 싶은데, 뽑자고 말할 수 있는 그럴싸한 이유가 없었다. 면접을 보러 온 그 사람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봤다. 난 나를 얼마나 알까. 채용이 되고자 한껏 꾸며진 내 커리어와 내 모습은 진짜 나와 얼마나 근접할까. 매력 있어 보이려고 하는 사람에게 “진짜 너를 보여줘”라는 말이 어찌나 부담스러울까!
돌아보니 정말인지 별로였던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