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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Sep 13. 2022

휠체어 타고 부산여행  

여행과 관광에 특화된 도시, 해운대. 아쉬운 점도 많은 해운대.

간만에 긴 여름휴가를 맞이했다. 앞 뒤 주말까지 합쳐 9일을 놀 수 있는 휴가 기간. 8월 마지막 주 끝자락을 붙잡고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여행을 떠나게 됐다. 아빠 병간호와 몸 회복으로 제대로 된 여행을 한 게 언제일까 싶어 무작정 떠나게 된 여정이었다. 그동안 가족들과 함께한 소박한 여행들은 많이 있었지만, 수동 휠체어를 끌고 ktx를 타고 여행을 하는 건 나에게도 도전이었다. 바퀴달린 휠체어가 우리에게 언제 짐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이동이 용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울에서 가장 멀지만, 지하철이 있는 곳 '부산'으로 여행지를 선택하게 됐다.


2박 3일 동안, 아주 알차게 돌아다녔다. 아빠가 30년 전 젊었을 때 친구들과 함께 노숙을 했다던 추억의 공간 영도다리부터 자갈치시장, 해운대, 광안리, 국제시장까지. 나는 가는 곳 마다 '휠체어 이동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했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여행 경험들은 나에게 엄청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나도 나의 경험을 나누기로 했다. 누군가는 이 콘텐츠를 보고, 걱정이 다는 아니더라도 반의 반 토막이라도 날 수 있길 기대하며 말이다.


먼저 서울역. 서울역사는 외국인이나 타지역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게 번잡한 공간에 나름 룰을 지키며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안내해둔 편. 그런데 열차에 탑승하려면, 이동형 리프트를 꼭 타야한다. 신청은 비교적 간단하다. 전화로 예약하기 (서울역 ☎02-3149-2518)


출발-도착지를 전화로 말하면, 탑승시간에 맞춰 만나는 시간(우리는 약 10분 전 쯤이었던 것 같다)을 정하고, 탑승지원을 해 준다. 장애가 있어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열차에 탑승할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참 사소하고, 번거롭고, 찌질하다.  

우리 같은 경우에는, 서울역에서 탑승 지원을 받고 부산에 내릴 때는 따로 전화하지 않아도 내리는 곳에 리프트를 설치해주었다. 물론 모든 탑승객들이 내리고 기차가 휑해지는 순간까지 기다려야 했다. 아 참, 그리고 전동 휠체어는 탑승이 가능한데 아빠 말로는 전동 스쿠터는 크기가 커 탑승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전동 스쿠터를 이용하는 분들은 역사에 꼭 확인 후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다.


역시나 지하철이 있어 이동이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오히려 서로 앞장서서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었지, 서울보다 지하철 이동은 용이한 편이었다.


다음은 해운대. 우리는 해운대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해운대 앞은 대구탕이 유명한데, 가는 곳마다모두 턱이 있었다. 대구탕 한그릇 먹기가 이리도 힘든 일인가 많은 생각을 하다가, 그나마 가장 턱이 낮은 곳에 찾아가 점심식사를 했다. 그래서 식당과 관련해서는 추천할 만한게 없다.


해운대에서 우리의 일정은 부산 100층 뷰를 즐길 수 있는 엑스더스카이, 스카이캡슐, 해변열차 탑승이었다. 엑스더스카이(홈페이지: http://www.busanxthesky.com/xthesky/xthesky.html) 입장권은 성인 기준 27,000원이었는데 복지카드가 있으면 30%할인을 해 주는 제도가 있었다.

 

100층에서 바라본 부산 해운대 뷰. 엘리베이터도 엄청 넓직하고, 이동하는 동선도 큰 편이라서 편안한 여행지였다. 무엇보다도 휠체어를 타고 이렇게 높이까지 올라와서 부산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여유롭기도 하고 상징성도 강했다. 특히 엄마는 "우리 부산 여행 갔었는데"하고 운을 띄우면, 자동 반사적으로 "100층 올라갔다 왔잖아"라고 말할 정도다. 중간 중간 로봇이 돌아다니면서 액션캠으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미디어아트나 그림 전시도 함께 되어 있어 전반적으로 보고 즐길 게 많다. 다만, 100층과 99층인가가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우리는 별도로 엘리베이터 탑승을 안내받아 이동했다. 이 점만 숙지한다면 이 곳은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이다.

다음은 부산 스카이캡슐(홈페이지: 해운대블루라인파크 (bluelinepark.com))이다. 우리는 갈 때는 해별열차가 고장이 나서, 스카이캡슐을 타게 되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3인승 39,000원에 복지카드 20% 할인이 적용되었다. 왼쪽은 탑승장인데, 탑승장부터 매우 좁고 번잡하다. 이 스카이캡슐은 전동휠체어 탑승이 아예 안되고, 수동 휠체어도 접어서 짐처럼 실어가야 한다. 뷰는 좋았지만, 그 과정이 썩 맘에 들진 않았던 스카이캡슐. 이 가격이라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폭넓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었을텐데 여러가지로 좀 아쉽다.


결론적으로 스카이캡슐은 수동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어느정도 보행이 가능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의 경험상 탑승 시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편도 아니기에, 조금이라도 인상을 찌푸리기 싫은 분들이라면 적극적으로 비추한다. 가는 길에 음악이 있으면 무드가 더해지는 곳이라, 가능하면 블루투스 스피커를 챙겨가면 좋을 것 같다.


기차 안에서 시간을 내어 작성 중인데, 도착지에 다와간다. 오늘은 이정도로 마무리를 하고 다음 콘텐츠에서는 돌아오는 해변열차와 해운대 해수욕장, 광안리, 시장 등등 나머지 여행지 경험을 나누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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