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호흡과 삶 2023.09.17.
오늘의 문장은 '삶이란, 세계란,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의 물음과 대답이 담긴 책, 필립 로스의 『왜 쓰는가 Why Write?』(정영목 옮김, 문학동네, 2023)에서 가져왔습니다.
독서가 쓰는 글에 영향을 주나요?
작업을 하고 있을 때는 늘 읽지요, 대개 밤에. 그게 회로를 열어 두는 한 방법입니다. 당면한 일로부터 좀 쉬면서 내 작업 방향에 관해 생각해보는 방법이지요. 전체적인 강박에 연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지요.
_248p
2021년부터 1일 1책 1문장을 시작으로, 오늘의 문장과 오늘의 테이블 그리고 오늘의 질문까지, 누가 읽고 있는지 알 수도 없는 글을 계속 쓰는 중입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이제는 밥을 먹는 일처럼 된 이 글쓰기가 남에겐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저에겐 좋은 호흡처럼 느껴집니다. 이제 몇 권 읽었는지 확인하진 않습니다. 도서관에 있는 책은 많고, 신간은 계속 들어오니, '에라 모르겠다'식으로 쓰기로 마음먹어서 더 편하게 쓰는 중입니다. 100편 중의 1편은 좋은 글이 나오겠지요. 질문도 자유연상법 수준으로 던지다 보면 좋은 질문이 나올 때도 있겠지요. 왜 쓰는가, 책을 읽었으니까 씁니다. 지금의 루틴이 좋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읽고 싶은 만큼만 읽고 한 문장과 간단한 생각만 정리해 두는 게 미천한 글쓰기 생활자에겐 가장 적당한 분량인 거 같습니다. 쓰지 않으면 지나치는 책이 됩니다. 사진으로 담지 않은 풍경처럼요. 기록하고 모아두면, 좋은 재료가 되겠지요. 창고가 좀 부족하면 책으로 만들어서 공간을 조금 비우면 될 것입니다. 내 글이 상업적인 가치가 있을까,라는 물음엔 자신감을 많이 잃었지만, 그냥 가끔 누군가 잘 읽었다고 메시지를 주시고, 공유하고 싶다는 허락을 구하고,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는 고마운 피드백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지금은요. 아주 편하게 책을 먹고 글로 뱉는 중인 지금이 좋습니다.
한중 청소년 예술제 사회 보는 친구들을 보는데, '언제 저렇게 성장했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중3 때 처음 봤을 땐 되게 부산스럽고 어리숙한 친구가 이제는 정돈이 된 리더의 모습이 보여서 혼자 흐뭇하게 웃었습니다. 5년 전인가, 4년 전에 공예품성에서 했던 예술제 응원을 하러 갔던 기억이 겹쳤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어린이는 성장하고, 청소년은 성숙해져 갑니다. 그리고 우린...노화가... 여기까지만.
글쓰기도, 결국 근력인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독서와 병행해야 하는 운동이고요.
너무 졸려서 이 글을 꾸벅꾸벅 졸면서 꾸역꾸역 썼네요. 자야겠습니다.
멋진 청춘(나도 MZ), 멋진 축제, 멋진 추억! 아무튼, 멋쟁이들.
이제 문학의 밤으로 건너갑시다.
도서관은 내일 정기 휴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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