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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낙엽이 모두

by 노랑코끼리 이정아


위세당당 큰 잎을 자랑하더니

별 수없이 늙고 힘이 빠졌구나

너도


초록으로 바짝 고개를 쳐들고 살더니

물 빠진 갈색으로 엎드렸구나

네가


빼곡히 달렸던 잎은 어디 가고

휑하니 하늘빛을 모두 통과시키는구나

네가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만 보더니

낮게 땅에 떨어지고 마는구나

너도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


영원한 젊음도

영원한 미모도

영원한 재력도

영원한 권력도


어차피 늙고 마는 것을

결국엔 볼품없어지는 것을

끝내는 빈손으로 가는 것을

기어이 모두 흙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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