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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 썬 Dec 03. 2021

시 간

아빠가 보고 싶은 날

되돌리고 싶은 시간이 있는지 생각해본다.

이런 날? 저런 날? 많이 있겠지.. 이중 가장 되돌리고 싶은 날이 있다.


2009년 1월 

아빠가 감기에 걸렸다고 연락이 왔을 때 조금만 더 빨리 집에 가볼걸...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늦게 간 내가 조금은 미워져 한동안 많이 힘들었었다.

혹시 내가 놔드린 영양제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아빠가 병원에 계시는 짧은 기간 동안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어서 나는 휴가를 냈다.

사랑하는 아빠가 아픈데... 아빠를 병원에 두고 다른 아픈 사람을 돌보며 웃을 자신이 없었다.


병원에 간 그날 이후 아빠는 깨어나지 못하시고 인사 한마디 제대로 못한 채 그렇게 깊은 잠에 빠졌다.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했던 건지 병원에 가기전 아빠의 행동들이 하나하나 생각나 마음이 너무 아팠다.

갑자기 싱크대를 교체해주고 엄마가 사달라던 건강용품 매트(?), 돌 소파 이것저것 평상시 아빠라면 사주지 않을 물건들을 사주셨다. 왜 그랬을까? 죽기 전의 무의식적인 행동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빠가 병원에 간지 4일째 되던 날

엄마와 딸 넷이 모여 앉아 어렸을 때 추억, 장사하느라 여행 한번 제대로 못 가봤다고 하는 엄마의 하소연, 

이제야 일도 안 하고 좀 편안해졌는데 아빠가 이렇게 된 게 너무 허무하다는 이야기를 나눈 지 한 시간 정도 되었을 때 보호자 대기실 전화기가 울렸다.. 우린 서로를 마주 보았다. 다들 예상 한 듯 눈에 눈물이 고였다.

OOO보호자님 아빠의 이름이 귀에 들리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렇게 아빠는 병원에 가신지 딱 4일 만에 우리 곁을 떠났다. 


이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아니 그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빠에게 더 많이 표현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믹스커피+설탕 한 스푼, 알사탕, 요구르트 아빠를 생각나게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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