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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큐 Miss Que Aug 20. 2020

자연재해, 번개, 불

17일 새벽 번개 소리에 놀라 잠을 깬 2학년 아들 담임 선생님이 구글 클래스룸 게시판에 번개 관련 포스팅을 올렸다. 우리 가족은 더위를 피해 일주일 도시를 떠나 있어 알지 못했다. 다음날 여기저기서 산불 소식이 들려온다. 이날 1만 849차례 번개 발생 후 산불 367건이 진행되고 있다고 뉴스에서 보도되고 있다. 뒷마당에 잿덤이가 쌓인 사진을 친구가 보내오고, 하늘은 누런색이고 공기질도 많이 안 좋아진 상태라고 했다.


여름이 되면 노란색으로 변하는 산과 언덕들 그위에 빠짝 마른 잔디들은 불에 붙기 최상의 상태이다. 매년 산불이 잦은 이곳은 산불이 발생하면 학교에서 공기 상태를 체크하고 종종 휴교령을 내리기도 한다.


얼마 전 캠핑을 갔을 때 아이들과 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놀았다. 제일 어린아이가 5살 대부분 7살이었다.  아이들은 나뭇가지들은 하나씩 손에 쥐고 불에 이리저리 돌리며 태워고 있었는데, 이 바짝 마른 노란 들판 같은 산에서 불씨가 조금만 튀어도 금방 산불이 될 것 같은 생각에 아이들을 조심시키고 또 조심시켰다. 나이가 들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겁이 더 많아졌다.


호주 산불, 아마존 산불! 다른 자연재해도 무섭지만 불도 참 무서운 재해이다.


지금 우리 가족이 일주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곳 포틀랜드에서 2017년 가을 47,000 에이커가 타는 큰 불이 났었다. 당시 15살 소년이 등산을 하던 중 불꽃놀이를 던져 발생한 산불이 이렇게 커진 것이다. 오랜 재판 끝인 다음 해 오월 이 소년은 1920시간의 사회봉사, 5년의 보호관찰, $36.6 밀리언의 벌금을 부여받았다. 이렇게 숫자를 놓고 보면 나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1 에이커는 1224평이라고 하니 32평 보통 한국아파트 38채의 크기이다. 그러므로 32 평 아파트를 46,512채 붙여놓은 정도, 36 밀리언 벌금은 계산하기 쉽게 미국 집 한채가 1 밀리언이라 치자면 집 36채 값이다. 보통 서민들은 평생 집 한 채 대출을 다 갚기 힘들거나, 겨우 갚는 정도이니, 이 소년의 형벌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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