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풀어가는 죽음학 이야기 2] / 영화 "마인"
“매일매일의 한 걸음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
- 영화 <마인, Mine>, 감독-파비오 구아글리오네, 2016
상담치료 기법 중 ‘소크라테스식 질문법(또는 대화법)’이라는 것이 있다. 주로 인지행동치료에 많이 쓰이는데 질문을 통해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사고와 믿음을 재평가하게 만들고, 대안적 사고방식을 찾을 수 있게 안내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 책에서 죽음을 말하고 있다. 흔히들 죽음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마지막은 아주 먼 훗날의 순간일 것이라고 여긴다.
과연 그럴까?
영화 <마인>은 전쟁 중 지뢰를 밟은 한 군인에 대한 이야기다. 정확히는 지뢰를 밟고 서 있는 동안의 이야기다.
Q : 왜 지뢰를 밟았지?
A : 마을로 가는 중이었소...
Q : 왜 마을에 가려고 했지?
A : 사막에서 길을 잃었소
Q : 사막에는 왜 있었지?
A : 임무가 있었기 때문이오
Q : 임무는 왜 있는 거지?
A : 우린 전쟁 중이었소
Q : 왜 전쟁을 하지? 적을 죽이기를 원하나?
A : 나는 군인이오
Q : 왜 군인이 되었지?
A :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내겐 더 이상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Q : 왜 더 이상 아무것도 없지? 자유인이 되시오. 잘못 든 길이라도 당신을 집으로 안내할 수 있소.
계속 움직여!!!
다분히 철학적이고 실존주의적 메시지를 담은 이 영화를 여기서 길게 설명하는 대신 다음과 같이 시 아닌 시로 표현해보려고 한다.
지뢰를 밟았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발을 떼었을 때 폭발하지 않을 확률 7%.
하지만 나는 움직일 수 없다.
나는 왜 여기에 지뢰를 밟고 서 있을까?
지뢰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나는 삶에서 몇 번의 지뢰를 밟았을까?
그것은 지뢰였을까?
지금 밟고 있는 이것은 지뢰일까?
나는 어디로 가다가 이 지뢰를 밟았을까?
지뢰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왜 지뢰를 밟았을까?
이것은 지뢰일까?
나는 알 수 없다.
그저 나는 걷고 있었을 뿐이다.
내가 밟고 있는 이것이 지뢰라 하더라도
나는,
나는,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발을 떼어야 한다.
겪으며, 받아들이며, 그리고 나아가야 한다.
매일매일의 한 걸음이 마지막일 수 있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계속 가! 자유인이 되라고!
마지막으로 영화 속 대사를 소개한다.
"매일매일의 한 걸음이 마지막일 수 있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계속 가! 자유인이 되라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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