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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비상구 31

반성


가톨릭신자인 저는 ‘클라우디아’라는 세례명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안에서 음악봉사를 나름대로 많이 하려고 노력중인데요.

봉사활동을 하는 저의 모습을 보시고  모태신앙이거나 아니면 아주 어린시절에 세례를 받은 신자라 생각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사실 저는 26살에 가톨릭에서 세례를 받았고 그 전에는 불교신자였습니다.

집안이 불교집안이라 가톨릭신자셨던 어머니는 시집오시며 개종을 하셨고 저는 의지와 상관없어렸을적에 엄마손을 잡고 절에 다녔지요

지금이나 예전이나 어느 종교든 믿음은 좋았습니다.

얼마전 책상서랍을 정리했는데 아주  예전에 쓰던 일기장들을 보게 되었어요

손글씨로 꼼꼼히 적은 추억의 다이어리를  한장 씩 넘기는데

 “부처님, 저에게 힘을 주세요! 도와주세요!”라고 적어논 글귀들을  종종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시절 저는  무엇을 그렇게  바라고 부처님의 도움이 필요했는지,,참으로 간절했던 순간들이 스쳐갔습니다.

지금은 부처님이 주님으로 ,, 저의 소원들을 기도드리는  존재가 바뀌긴 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무엇을 바라는 삶은  지속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절에 다니며 불교신자로 스무살까지 살다가 제 의지로 가톨릭 신자로 개종을 하였는데요.

개종을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대학 같은 과의 친구가 있었는데 명동성당에서 주일 교중미사에 오케스트라를 하며 음악봉사를 하는 친구였어요.

하루는 일요일 점심에 명동에서 함께 식사하고 쇼핑이나 하자하며 약속을 했고

제 친구는 미사를 드려야 하니 미사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명동성당으로 오라 했죠.

저는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처음가본 명동성당 주변을 어슬렁 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파이프 오른간 소리가 울려퍼지며 들려왔고 저는 그 소리에  그냥 이끌려 성당의 문을 열었습니다.

무엇에 빨려 들어가듯 성당안으로 걸어들어간 기억입니다.

제가 성당문을 열었을때 한참  미사 중이었고 입구문에 바짝 붙어서  처음 접한  가톨릭 미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기억으론  명동성당 내부의 웅장하고 멋진 건축스타일에 넋이 나갔고 엄숙하고  장중한 분위기에 그냥 마냥 감탄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날 집에 귀가해서는  ‘나 성당갈래’하며 가족들앞에  개종선언을 했지요

그리고는  매주 성당에 놀러가듯 주일미사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예비자 교리반에 들어가 교리공부를 하고 가톨릭신자가 되었지요.

기독교에서는 부활절이전 40일간을 참회의 시기인  사순절을  보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시어 돌아가시고 다시 부활하심으로 새생명의 신비를 보여주시는데 그 전에 우리도 우리의 삶속에서 수도 없이 짓고 있는 죄들을 회계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거지요.

종교를 믿거나 안믿거나 상관없이 우리는 우리삶속에서 수도 없는 죄를 짓습니다.

말로도 행동으로도 그리고 생각으로도 말이죠.

사실 아무 죄를 짓지말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반성하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개선해 나갈 수는 있습니다.

저는 2023년의 사순시기를 아주 뜻깊게 잘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교회활동으로는 사순음악치유피정에 참가해서 매주 바이올린 연주로 함께 하고 있고요

그리고 매일 한개씩 제가 지금껏 누군가에게 상처준 일들을 생각해 보고 연락도 두절되어 사과도 할 수 없게 된 인연들이지만.. 정말 마음속 깊이 반성하고 사죄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미래의 관계속에서 다시는 번복되는 일이 없도록 결심도 하지요.

오늘도 반성합니다.

“말로 지은 죄 생각으로 지은 죄..

용서하시고 자비를 배푸소서..“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대작 중 하나는 바로 <마태수난곡>입니다

3시간의 총 연주시간을 가진 어마무시한 대작이지요.

성경 마태복음 26장과 27장의 내용을 기초로 한  이작품은,  예수님의 수난이야기에서 부터 시작되어 예수님이 십자가 못박히여 돌아가시는 모습을 생생하게 음악에 담은 드라마틱하게  음악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사실 엄청난 명곡인 바흐의 <마태수난곡>은 바흐가 죽고 나서 어느 도서관에서 뽀얀 먼지를 뒤집어 쓴 채  100년동안 잠자고 있었습니다.

한번도 연주되지 않은 채 말이지요.

독일의 작곡가인 멘델스죤은 20살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악보를 발견하게 되었고

2년동안  이 작품을 연구하고 연습하며 세상에 다시 꺼내 놓게 됩니다.

멘델스죤의 <마태수난곡>의 연주로 우리가 현재‘음악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바흐의 명성이 다시 부활하게 되었습니다.

<마태수난곡>은 불후의 명작이고 바로크의 음악을 총집대성한 최고의 작품이며

바흐가 우리 인류에게 남긴 위로이며 기쁨, 행복의 음악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태수난곡 중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였던 베드로가  예수님을  배신하고 후에  통탄의 눈물을  흘며  절규하는 마음을  노래로 표현한  곡인데요

너무나  가슴을  울리는  선율입니다.

전곡이  3시간 걸려서  전부 다  듣긴  힘들 수도  있으니  이곡만큼은  꼭  감상하시길 강추합니다.


100년동안 컴컴한 도서관의  책장에서 아무도 관심가져 주지 않고 열어보지 않았던 두툼한  버리지도 못하는 악보더미로 취급받아온  작품. 

그 힘들고 지겨운 인내의 시간들을 이겨내며 세상에 빛으로 다시 태어날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이 100년의 시간은 바흐에게 사순시기 였던 걸까요?

우리누구에게나 사순절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린 알고 있지요,

곧 희망의 부활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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