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분주함이 성장을 막는 진짜 이유

고객없이 바쁜 대표를 위한 고객 중심 마인드셋

by 밥대표

기대와 분주함


아침에 사무실에 출근하면 할 일이 쏟아졌다.
새로운 기능 아이디어를 정리해야 했고, 투자자 미팅 준비도 해야 했다.
SNS 콘텐츠도 올려야 했고, 홈페이지 디자인도 고쳐야 했다.

캘린더는 꽉 차 있었고, 슬랙 알림은 끊이지 않았다.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는데, 저녁에 책상 앞에 앉으면 늘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 고객은 늘었을까?”

대답은 뻔했다. 고객은 많이 늘지 않았다.
분주했지만, 세상은 우리를 모른 척했다.



허공에 쏟아낸 노력


돌이켜보면 그때 우리가 했던 건 ‘일을 위한 일’인 것 같다.

투자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멋진 자료 (화려한 자료보다 메시지가 중요했다)

고객이 보지 않을 홈페이지 리뉴얼 (홈페이지 방문이 앱설치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반응 없는 SNS 콘텐츠 (안할수도 없고, 하자니 리소스가 들어가고)


모두 ‘해야 한다고 믿었던 일’이었을 뿐, 실제 고객과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니 성과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런 일들이 나중에는 복리효과처럼 도움이 되긴했다. 하지만, 초기 기업에게 임팩트가 약한 일임은 분명했다.



고객 없는 스타트업의 뻘짓


스타트업은 고객이 없을 때도, 있는 것처럼 할 일을 마구마구 만들어 낸다.

“일단 제품을 더 고도화하자.”
“일단 마케팅 채널을 늘리자.”

하지만 고객 없는 상태에서의 고도화는 낭비다.
마케팅도, SNS도, PR도 모두 의미가 없다.


스타트업이 가장 빨리 소모되는 순간은 바로 이때다.

분주함이 성장이라는 착각을 할 때 위험은 차곡차곡 쌓인다.



깨달음 : 작은 실험의 힘


이 번 도전에서는 이렇게 다짐했다.

“오늘 반드시 고객을 만난다.”

커피챗 한 번, 사용자 인터뷰 한 번, 랜딩페이지 클릭 테스트 한 번.

규모는 작았지만, 매일 ‘고객 반응’을 쌓아 가고 있다.

고객을 만나면 돈 얘기보다는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이야기 했다.

컨설팅을 진행하면, 비용 협상보다 해결해야할 과제를 먼저 논의했다.

플랫폼 사업 준비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할 임팩트가 큰 일을 우선 정의했다.


모든 행동은 실험을 향했고, 모든 실험은 고객을 향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 작은 루틴이 사업을 바꿨다.


분주한 하루는 더이상 허무하지 않았다.
고객이 작게라도 반응을 주니, 그게 나와 팀의 에너지가 되었다.

타트업은 결국 고객의 반응을 반복해서 얻는 싸움이라는 걸 회사를 엑시트하고 나서야 알것 같다.




바쁜게 능사가 아닙니다.

바쁘다면 뭔가 잘못된 경우가 많아요. 진짜 잘하는 사람들은 바쁘기 보다 집중력이 높습니다. 캘린더 가득 일정이 자리잡고 있으면 혼자 집중할 시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내 제품과 내 고객을 아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바쁘다고 사업이 잘되는게 아니라 선택받아야 사업이 잘되는 것이니까요.


상품기획자로 근무하던 15년 전에 JTBD를 처음 접했습니다.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내 사업을 시작하고 나니 고객의 문제해결이 왜 중요한지 알겠더군요. 결국, 지갑을 열게 만들 가치! 돈이 아깝지 않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의 문제에 집중해야한다는 너무나 뻔하고 식상한 인사이트.

그 뻔한 인사이트가 항상 업무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내 사업을 망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합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스타트업의 분주함은 성장을 보장하지 않는다. 고객의 작은 반응 하나가, 어떤 분주함보다 값지다.


오늘의 프레임워크

- JTBD (Jobs To Be Done) : 특정 상황에서 고객이 해결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문제(Job)에 집중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하는 고객 중심적 접근 방식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주창한 이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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