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편안함이 곧 관계의 시작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간관계에 얽혀 살아갑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인간관계가 늘 어렵고, 나에게 상처만 주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러다 점점 더 많은 관계를 겪으면서 깨달았습니다. 나만의 기준과 선을 지킬 줄 안다면, 인간관계가 나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훨씬 줄어든다는 사실을요. 물론, 인간관계라는 것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쉽지는 않죠.
사실, 무언가가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건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자신을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어릴 때 ADHD 기질 때문인지 대화를 하다 보면 자꾸 제가 생각나는 이야기를 꺼내곤 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대화를 내 이야기로 돌리다 보니, “4차원 같다”는 말을 듣거나 은근히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이 많았어요.
그런 경험은 저에게 한편의 고민과 상처로 남았고, 대화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게 했습니다. 이후로는 경청을 연습하며 대화법을 개선하려 노력했어요.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연습을 하고, 대화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려 공부하듯 스스로를 단련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인간관계에서의 불안을 완전히 없애주진 못했어요. 인간관계 속에서 자주 긴장했어요.
저는 불과 5년 전 학과 모임이나 동아리 모임에서도 누구에게나 편한 중심 멤버가 되지 못하는 것을 고민했어요. “내 성격이 사람을 불편하게 하나?” 하는 걱정에 사로잡혀, 그동안 연습해 온 경청뿐만 아니라 과하게 친절하거나 억지웃음을 지으며 사람들을 대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런 제 모습을 두고 누군가 뒷담화를 하는 걸 알게 되었어요.
“걔 성격 좀 이상해. 되게 사람 불편하게 해.”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정도 뒷담화는 양호하다 여기며 넘길 수도 있었겠지만, 당시엔 달랐어요. 제가 노력한 결과가 뒷담화라는 사실에 너무 속상했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습니다.
그 후로는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이 두려워, 진심으로 나를 좋아해 주는 친구들 외에는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나중에 깨달았어요. 그건 제가 선택한 거라기보다는, 거절당할까 두려워 스스로 거리를 둔 것뿐이라는 사실을요.
지금의 저는 인간관계에 크게 애쓰지 않습니다. 애쓰지 않고, 꾸준히 호의를 보이며 천천히 다가가다 보면 시간이 자연스럽고 끈끈한 관계를 만들어준다는 걸 배웠어요. 자연스럽게 대하다가 더 가까워진다면 그것은 결이 맞는 관계이고, 멀어진다면 결이 다르거나 그 사람의 타이밍과 상황이 맞지 않았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편해야 상대방도 편해진다는 것입니다. 너무 꾸미거나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관계 속에서 진짜 소중한 사람들과의 연결이 이루어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