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야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첫날 내가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달리기였다. 마스크 없이 달려보는 것. 작년 6월에 달리기를 시작했으니 그동안의 달리기는 늘 마스크와 함께였다. 마음껏 호흡할 수 없어 답답한 데다 마스크가 금방 땀에 젖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마스크 없이 달리면 얼마나 좋을까? 뛸 때마다 생각했지만 길어지는 코로나 시국에 정말로 그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평소라면꼼짝도 하기 싫을월요일 아침이지만저녁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운동복으로갈아입었다. 여유시간이 많진 않았기 때문에 집 앞 산책길로 나가며런데이 어플의 거리 설정을 1km로 맞췄다.
"잠시 후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안내 음성과 함께 뜀박질을 시작했다.드디어마스크에서해방되는 순간!오랜만에 맡는 새벽 공기 냄새는 황홀했다.마스크 하나 떼어냈을 뿐인데이전의 달리기와는 전혀 달랐다.더 이상 마스크에 갇혀 내가 내뱉은 숨을 내가 다시 마시지 않아도 된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진한 풀내음이 몸속가득 쏟아져 들어왔다.
그렇게아침 달리기를 한 날,1km를 달렸을 뿐인데 하루가눈에 띄게 달라졌다. 전보다 기운이 넘쳤고 기분도 좋았다.20분 운동을 하면 12시간이 행복하다는데,나는 7~8분을 달렸지만 하루가 더 행복했다.
그날의 경험이 좋아서 얼결에아침 1km 달리기를 10일째 이어오고 있다.1km를 달리는 건 힘도 많이 안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아서행동에 옮기기가 어렵지 않았다. 그런 데다 하루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니 더더욱 놓칠 수 없었다.
짧은 시간 동안 여행하는 기분이든다는것도 아침 달리기를 지속했던이유 중 하나다. 아주 잠시 일상과 다른 공간으로 넘어올 수 있다.하늘의 빛깔과 나무의 움직임, 햇살의 따뜻함을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보고 느낄 수 있어서다. 밤을 지나온 고요한 자연의 힘앞에서 내 삶이 먼지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좋다. 그렇게일상과 떨어져 있다 보면 일상의 소중함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