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PM인가?
지난주에는 리더와 면담을 했다. "제가 PM을 정말 하고 싶은 지 모르겠어요."
PM이라는 사람들은 프로덕트에 정말로 애정을 가져야 하는 것 같다.
프로덕트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인 PM은 "가장 고민을 많이 한 사람에게 결정권을 준다"라는 합의 아래에서 강력한 권한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나는 요즘 내가 그런 중요한 사람이 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 충격 고백을 하면, 나는 프로덕트에 대해 그렇게 큰 애정이 없다.
물론 프로덕트가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프로덕트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내가 PM이기 이전에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직장에 다닌다. 프로덕트를 성공시키고 그 경험으로 창업을 하거나 리더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그 역할을 수행해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나라는 사람의 경험과 시간을 팔아서 회사에 'PM'이라는 역할을 제공할 줄 알게 된 것 같아서이다.
서비스의 성공은 기준점이지 인생의 목표가 아니다. 그렇다면 생기는 의문, 그냥 직장인을 할 거면 굳이 왜 PM으로 일하냐는 것. PM은 정말 많은 일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느슨한 마음으로는 제대로 할 수 없는 역할 같다. 챙길 것이 여간 많은 게 아닌데, 또 잘해야 본전이라 시간과 에너지를 일에만 다 쏟아도 잘할까 말까 한 역할 같다.
이런 나의 나이브한 마음가짐이 스스로에게 들통이 났고, 주위 다른 PM과 비교했을 때 이상하리만큼 스스로가 PM 답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내가 정말 이 커리어를 지속하고 싶은가?' 이 작은 의문은 한주 내내 폭풍을 일으키면서 모든 의욕을 사라졌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일에는 조금의 시간도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 것이다. 견디고 싶지 않아 졌고, 간 보고 아니다 싶으면 전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결심하는 건 쉽지만 지속하는 게 제일 힘든 나의 냄비근성이 또다시 발현된 것일까?
PM일기를 쓸 때가 아니고.. 나 이대로 가는 게 맞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