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작곡가가 많아야 음악계가 건강해진다.

강석희 선생님 추모영상을 접하며

by 스텔라언니

예전에 이희경 선생님이 쓰신 <작곡가 강석희와의 대화>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에겐 그저 학교 다닐 때 복도에서 가끔 마주치는 얼굴이 넙적한(?) 작곡과 노교수였으나 그 책을 읽고 작곡가가 스스로 말하는 작곡 방식이 매우 흥미로웠고 “다이아몬드”를 세공하는 것 같다는 그의 음악이 궁금해졌었다.

후배인 이날치의 안이호가 강석희 선생님과 연이 있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제 고인이 되신 그분의 추모 영상을 만들었다는 것도..

한국에는 이제 세계적인 연주자가 꽤 많다. 유수의 국제 콩쿨을 한국인이 휩쓸어서 한국의 예술 교육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 작곡 분야에서도 퀸 엘리자베스 콩쿨같은 세계적인 콩쿨 입상자를 배출했지만 상대적으로 연주자에 비해 언론의 주목을 덜 받는 것이 사실이다.

좋은 작곡가가 많이 나와야 우리 나라의 음악 생태계가 건강해진다고 생각한다. 모차르트, 베토벤 같은 고전을 갈고 닦는 것도 아름답지만, 지금 우리가 느끼는 이 감성과 이 시대를 노래하는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는 것이 풍요로운 음악 문화를 조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 아래 동영상은 방송에도 비교적 자주 나오는 작곡가 김효근님의 가곡.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https://youtu.be/O7jSURujIuc



사실 내 주변에도 일부러 연주회에 한국의 작곡가 작품을 넣어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꽤 많다. 혹은 다른 나라에서 작곡된 훌륭한 이 시대의 작품을 우리 나라에 소개하고 한국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외국 음악계에 알리는 시도가 작곡가 진은숙 선생님을 중심으로 있었다. 용기있고 멋진 시도라고 생각한다.
아래 동영상은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씨의 인터뷰


https://youtu.be/QQ8ztjP4yoU


사실 서양 음악사를 살펴보면 불과 200년 전 , 그러니까 19세기 낭만주의 이전 시대까지는 늘 당대의 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했다. 현재 작곡가가 만든 작품을 연주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과거의 음악을 연주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즉, 당시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은 “현재”의 감수성을 노래하고 유통시킨 작곡가였던 것이다.


19세기 초반이 지나 낭만주의 시대에 프랑스 혁명 이후에도 별반 달라지지 않은 사회 모습에 지친 유럽인들은 현실 도피를 원했다. 따라서 과거의 영광이나 초현실적인 것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유행에 따라 과거의 음악에 대한 관심이 일면서 이전 시대의 음악이 다시 연주되거나 발굴되기 시작했다. 지역 교회 음악가로 생을 마친 바흐 역시 이런 발굴 작업으로 새롭게 “발견”된 작곡가이며, 멘델스존이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라이프찌히 게반트하우스에서 성공적으로 연주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현재 “바흐”의 음악을 듣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클래식을 연마하고 연주하는 것은 과거의 아름다운 문화 유산을 계승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이 땅에서, 혹은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작곡가들이 어떤 음악을 만들고 그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는지 우리는 좀더 살펴보고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희경 선생님께서 작곡가 강석희를 인터뷰한 책처럼 한국의 작곡가를 인터뷰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들의 삶과 작곡 방식, 이 시대를 읽는 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그의 음악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ps) 작곡가 강석희 선생님 추모 영상, 노래 안이호

https://youtu.be/WuzEP2Yyr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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