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가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

by 스텔라언니

예고에서 음악사 수업을 할 때 첫 수업 때 늘 아이들에게 시키는 숙제가 있었다.

“ 음악가로서 앞으로 어떤 사회적 기여를 할 것인지 계획을 써라”

아이들은 “기여가 뭐에요?”라는 엉뚱한 질문을 하기도 하고 머리를 긁적이며 종이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나갔다. 예고에 다니는 아이들은 전문 연주자나 교수를 꿈꾸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사회적 지위 말고 내가 사회에 어떤 보탬이 될지 고민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쓴 것은 “무료 렛슨을 해주겠다” 또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료 연주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음악이라는 전공은 사회와 동떨어진 분야이다. 경영대나 공대 전공생들은 졸업하면 자기 전공으로 곧장 밥을 벌어먹을 수 있지만 음대생은 그것이 쉽지 않다.

어려서부터 공부는 물론 악기 연습에 3-4시간을 매일 바쳐온 노력을 사회에서는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음대생들은 자괴감에 빠지거나 방황하기 쉽다.

그들의 자존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예원-서울예고를 졸업한 학생들은 정명훈이나 임동혁, 조성진을 꿈꾸며 어린 시절부터 많은 훈련을 받는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스타 예술가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음대를 졸업하고 연주자 외에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예고 때부터 교육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클래식 방송의 기자, 작가, 피디가 될 수 있고 예술의 전당 같은 공연장의 기획자가 될 수도 있다. 악보 출판사에 취직할 수도 있고 음향 담당자로 일할 수도 있다. 악기 제작자나 조율사가 될 수도 있다. 혹은 초 중 고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할 수도 있다.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음악 치료사가 될 수도 있고 오페라 연출가가 될 수도 있다.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초청해서 그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준비해야 취직할 수 있는지 음대생들에게 알려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음악 전공자들은 자신의 재능을 사회 곳곳에 기부할 있다. 작년에 SEM이라는 단체에서는 작곡가들이 예비 엄마들과 <자장가 프로젝트>를 했다. 곧 태어날 아기에게 엄마가 가사를 쓰고 작곡가가 곡을 붙여서 녹음을 해서 선물 해주는 프로젝트였다. 이 과정에서 예비 엄마들도 힐링되었지만 더 많이 힐링 된 사람들은 작곡가였다.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6wOo2JGqvmM

예비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고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면서 작곡가와 엄마들은 마음을 터놓았다. 그리고 새로 태어날 아기를 위해 함께 자장가를 만들었다. 이렇듯 의미 있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기획할 수 있을 것이다.

음대생들이여, 기죽지 마라. 사회 곳곳에 여러분의 재능이 필요한 곳이 너무나 많다. 전공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책도 읽고 사람도 만나보길 바란다. 그래서 보다 창의적이고 보람찬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음악의 아름다움을 사람들과 나누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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