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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Dec 19. 2023

보이스 컬처

낭독연수 38회 차

낭독연수 4분기 2회 차 수업인 월요일이다. 오늘은 시와 관련해서 시를 낭송하는 것에 대해 배웠다. 시는 보통 외워서 낭송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는 보통 운율과 가락이 있어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핵심어나 리듬을 살려서 낭독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렇지만 너무 감정에 빠져서 낭송하는 것보다는 담백하고 깊이 있게 하는 것이 듣는 사람이 편하게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리듬감을 살려서 낭독하는 것도 좋지만 압축이 되어 있는 시를 절제해서 포즈와 억양의 차이를 두어서 낭송하는 것이 좋다고 강사님이 팁을 주셨다. 오늘은 총 열두 분의 선생님들이 각자 엄선한 시를 한편씩 릴레이로 낭독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서로의 시를 듣고 개선할 점이나 이런 느낌이었다고 심사평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누군가의 시를 듣고 평가한다는 게 어려웠지만 그래도 나만의 느낌을 서로 공유해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첫 번째로 이해인 수녀님의 '작은 것부터 해내라'라는 시를 낭송해 주셨다. 에세이 같은 느낌의 시여서 제목을 시작할 때에도 운율을 살려서 강조할 부분을 강조하고 발음을 정확하게 해서 단단한 느낌으로 낭독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피드백을 주셨다. 시는 압축되고 정제되어 있는 문학이기 때문에 강조할 부분이나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좀 더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두 번째로 내가 선택한 나태주 시인의 '뒷짐'을 낭독해 보았다. 뒷짐의 시는 아래와 같다. 

뒷짐을 지고 세상을 보면(뒷짐을 지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풍경이 잘 보인다

길이 환하다

오름길도 그다지

숨차지 않다


뒷짐을 지고 세상을 보면

나 자신이 보이기도 한다

나무 나무 나무 (나무를 떠올리면서)

나무가 나이고

풀잎 또한 나이다


무겁게 안고 있던 마음의

근심 걱정들 내려놓고 싶어 진다(싶어 진다를 조금씩 다르게 표현)

문득 세상과도 화해하고 싶어 진다(화해한다고 생각하면서)

용서하지 못할 일들까지

용서하고 싶어 진다. (마무리하는 느낌)


호흡을 빼고 여유와 시상을 떠올리면서 낭독하는 것이 좋다고 강사님이 피드백을 주셨다. 


총  열두 분의 사서샘들의 각기 다른 시를 들으면서 깊어가는 겨울밤 시와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담백하게 깊이 있게, 여운을 느끼면서 이미지와 시상을 그리면서 핵심어를 강조하고, 운율과 리듬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말하는 듯한 시 낭송이 아직은 어색하고 어렵지만 매일 한편 씩 시를 낭송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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