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Jun 04. 2024

낭사모 8차 모임

낭독을 사랑하는 사서교사 모임

어느덧 6월이다. 2024년을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온 세상이 초록으로 물든 싱그러운 초여름 월요일 저녁 8시 반 줌을 켜고 책상에 앉는다. 낭독을 사랑하는 사서교사들의 8번째 모임이 있는 날이다. 오늘은 10명의 사서샘들과 함께 지난주에 이어서 '연금술사'(파울로 코엘료 지음)를 한 페이지씩 릴레이로 낭독했다. 


함께 낭독했던 부분 중 나에게 인상 깊은 구절은 p166 "이것이 작업의 첫 번째 단계야. 불순물이 섞인 유황을 분리해 내야 하지. 실수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돼.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야말로 이제껏 '위대한 업'을 시도해 보려던 내 의지를 꺾었던 주범이지. 이미 십 년 전에 시작할 수 있었던 일을 이제야 시작하게 되었어. 하지만 난 이 일을 위해 이십 년을 기다리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해."

p171 "미래는 신께 속한 것이니, 그것을 드러내는 일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오직 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네. 그럼 난 어떻게 미래를 짐작할 수 있을까? 그건 현재의 표지들 덕분이지. 비밀은 바로 현재에 있네.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면, 현재를 더욱 나아지게 할 수 있지. 현재가 좋아지면, 그다음에는 다가오는 날들도 마찬가지로 좋아지는 것이고. 미래를 잊고 율법이 가르치는 대로, 신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돌보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네. 하루하루의 순간 속에 영겁의 세월이 깃들어 있다네."


나는 유독 20~30대 시절 미래가 궁금했다. 앞으로의 나는 어떻게 살아갈지 그래서 점집이나 철학관 신내림을 받았다는 무당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지난 나의 과거는 너무 잘 맞춘 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이럴 거예요라고 말한 미래는 글쎄... 맞춘 사람은 없다. 


나는 서른 살이 넘어 서른세 살에 하나님을 만났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보다 더 나를 잘 아신다는 하나님을 믿고, 그분의 계획하심에 따라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고 믿는다. 


성경 잠언 19장 21절에 이런 말씀이 있다. "사람의 마음에 많은 계획이 있어도, 성취되는 것은 오직 주님의 뜻뿐이다."  계획형 인간인 나는 늘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춰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계획이 없는 것에 불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흔다섯이 넘은 지금 알게 된 사실은 내가 어떤 계획을 짜고 그대로 실행한다고 해도, 인생은 늘 그렇듯이 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런데 때로는 내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을 때도 있다. 책에서도 나왔듯이 미래는 어찌 보면 신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주어진 오늘 하루, 현재를 잘 살아내면 지금을 조금 나아지게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힘으로 내일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기에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잘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일과 사람들 모든 것에 충실하고 전심을 다해 대하는 태도가 값지다는 것을 말이다. 


낭사모 선생님들과 함께 매주 월요일 저녁 함께 낭독하며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노르웨이의 숲 vs 상실의 시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