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자리에 서서 부모의 자리에 서서
겨울이 되면 쩍쩍 갈라지는 발 뒤꿈치.
어릴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엄마 뒤꿈치는 왜 자꾸 트지? 왜 갈라지지? 피부 자체가 그런줄 알았고 유독 엄마 발 뒤꿈치는 자주 갈라져있었다. 발 아래쪽은 굳은살이 제대로 박혀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였다. 발은 중요한 신체부위지만 가장 홀대받은 부위기도 하다. 늘 걷기 아파하면서도 제대로 병원에 가보진 못했던 것 같다. 아파도 참고 지내기도 하고 괜찮아지겠지 생각하면서 시간이 흘러 심해지기도 한다. 나중에 족저근막염까지 두 차례정도 심하게 왔었다고 했다. 구두를 신어도 불편한건지, 엄지발가락은 자꾸 휘어갔다. 엄마의 발가락은 발레리나의 발처럼 엄지발가락이 심하게 휘어져있다.
나는 안그럴거라 생각했다. 발뒤꿈치 갈라짐은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도 이제는 발크림이 없으면 쩍쩍 갈라지고 뒤꿈치에서 피가 난다. 그 때 알았다. 아! 발을 내가 너무 홀대했구나. 엄마가 발뒤꿈치가 갈라지고 많이 아팠을텐데. 아주 작은 갈라짐이고 피가 났음에도 굉장히 쓰리고 아팠다. 엄마도 말은 안했지만 그럴것이다. 겨울이 되면, 환절기가 시작되면 심해지는 나의 비염처럼 엄마도 나도 발뒤꿈치가 트는 계절이 왔다. 고운발이 되도록 발크림을 선물해드렸다. 택배로 받은 엄마는 발크림을 매일 같이 바르고 좋아하신다.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약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매일 아침 발크림을 뒤꿈치에 살살 발라준다. 그리고선 양말을 신는다. 잘 때 발라도 되지만, 일상생활 할 때 뒤꿈치 연고크림을 바르고 양말을 신으면 효과가 좋다. 흡수가 더 잘되고 오히려 낮동안에 많이 걸어다니기 때문에 겨울철 살이 트는것을 관리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과 인공관절 수술
엄마는 60대가 되었고, 무릎 관절나이도 60대가 되었다. 보통 무릎 관절은 어머니들에게 더 큰문제로 다가온다. 아이들키우고 업고 걸레로 바닥을 수없이 닦고 청소하면서 무릎관절은 많이 닳게 된다. 보통 무릎 관절수술은 65세 이상인 경우 다리가 휘어지고 연골이 많이 닳게 되면 인공관절수술을 할 수 있다. 방문간호를 다니던 시절 인공관절수술을 한 분들을 많이도 찾아다녔다. 인공관절수술은 재활기간이 꽤 길다. 수술하면 당분간은 활동의 제약을 받게 된다. 특히 양쪽 다리수술을 한꺼번에 한 경우는 재활과 통증이 제법오래가기도 한다. 화장실 가는 것이 제일 큰 문제다. 다리는 아프고 붓고 열이 나는데 화장실 한번 가는데 큰 수고로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곁에서 돌봐주시면 다행이지만, 보통 혼자 지내고 자신의 몸을 가누어야 하는 분들이 많았다. 설거지 할 때도 많이 불편하다. 어느정도 다리로 지탱하고 서있어야 하는데, 주방일과 설거지를 하기에는 다리가 아프고 오래서있으면 많이 붓고 열이 나기 때문이다.
방문을 다녀보면 실제 어머니들이 수술을 받고 가정에서 많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3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아프지만 재활운동을 꾸준히 해야 이후에 다리를 구부리는데 불편함이 없이 활동할 수 있다. 만약 수술부위가 아파서 겁이나서 재활운동을 소홀히 하면 다리가 제 각도로 잘 구부러지지 않는다. 일상생활하는데 잘 구부러지지 않으면 많은부분에서 불편함이 따른다. 하루 세번씩 다리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한 쪽 다리를 수술한 경우에 반대편 다리도 간단한 재활운동은 같이 하는 것이 좋다. 한쪽이 많이 닳고 아팠다면 다른쪽 다리를 많이 지탱하고 사용하기 때문에 반대편 다리에도 부담이 많이 간다. 그래서 수술한 환자들에게 재활운동을 하면서 아직은 건강한 반대쪽 다리도 함께 운동하도록 권유했다.
재활운동 만큼 중요한 것이 이후의 관리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리가 중요하다. 바닥에 앉는 생활은 가능한 하지 않고, 식탁이나 침대를 사용해서 좌식생활을 유지하는것이 필요하다. 인공관절에도 수명이 있기 때문이다.
취미생활로 탁구를 좋아하고 잘하는 엄마는 탁구를 하다가 친구분 다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무릎연골이 다쳤다고 했다. 무릎이 많이 부었고 일주일에 두세번씩 병원에 다니면서 주사도 맞고 지금까지 약을 복용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관절염은 많이 겪게 되는 질환이다. 그래도 나의 것이 좋으니, 안전하게 최대한 잘 무릎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엄마는 탁구를 좋아하기에 (지금의 상황에선 당연히 못하고 병원만 열심히 다니신다) 당신이 못하시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엄마의 무릎관절을 생각하면 탁구보다는 다른 취미활동을 하셨으면 좋겠다.
팩도 좋아하는 엄마 그리고 아빠.
요즘은 사우나도 못가고 목욕탕도 못간다. 엄마는 수영도 좋아했고 특히 수영장안에 있는 샤워장 시설을 좋아했다. 샤워장 안에는 아주 작은 사우나 시설도 있었는데, 그 안의 공간에서 사우나를 즐겼다. 목욕탕을 못 가니 답답하신가보다. 전에 다량으로 사둔 팩이 있어 엄마에게 보내드렸다.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밤에 잠잘때 하나씩 붙이고 잠을 잔다. 아빠도 팩 해주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사실 아빠는 얼마전 몇 주전에 즐겨타시던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서 다쳤다. 손목인대도 늘어나 치료를 받았고 가슴 양쪽에 시퍼런 멍까지 생겼다. 왼쪽 뺨 부분에 커다란 상처가 남았는데 메디폼을 제대로 붙이고 몇일 두었어야 하는데, 매일매일 샤워하면서 떼어냈다고 했다. 메디폼은 습윤드레싱의 일종으로 도톰하게 생겼다. 일반 데일밴드는 단순히 상처만 보호하는 것인데 요즘 많이 나오는 습윤드레싱은 새살이 돋게 환경을 마련해주는 도구이다. 특히 다치고 진물이 날 때 바로 붙인다. 한번 붙여놓고 며칠동안 그대로 두면 새살이 뽀얗게 올라온다. 그런데 사용방법을 몰랐던 아빠는 붙이고 떼어내고 해서 새살을 돋을 시간이 없었다. 내가 확인했을 때는 이미 진물은 나지 않지만 빨갛게 상처가 보였다. 얼굴부위라서 자주 물이 닿는 부위라 방수형 데일밴드로 연고를 바른후 붙여드렸다.
작은것 마저도 사랑스러운 부모님
엄마아빠는 쌍커풀 수술을 했다. 아빠는 5년전쯤 했는데, 눈썹이 자꾸 눈을 찔러서 결정을 하고 쌍커풀 수술을 했다. 엄마는 쌍커풀이 있는데 원래부터 있던 쌍커풀이 나이가 들면서 자꾸 내려오고 처진다고 했다. 그래서 과감히 쌍커풀 수술을 받고 조금더 또렷하게 한것이다. 두분이 함께 하시는 취미생활만큼(테니스, 수영, 탁구) 쌍커플 수술도 함께 하신거다. 점점 닮아가고 알콩달콩 지내시는 두분의 모습이 보기좋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조그만 것에도 고마워하는 두분의 모습이 생각난다. 엄마아빠가 지금, 필요한 부분은 사실 별것아니었다. 튼살을 조금이라도 보드랍게 해주고 싶어서 고운발크림을 보내드렸고, 눈에 보이는 상처가 아물지않는것 같아 제대로 사용법을 알려드리고 방수용 밴드를 사서 붙여드렸다. 얼굴에 자주 물이닿으니 밴드가 떨어진다고 했다. 방수용 밴드가 있는것을 몰랐던 아빠에게 알려드리고 방수용으로 붙여드렸다. 편리한 생활을 하는 요즘 엄마아빠에게는 인터넷이 어려울 수 있다. 편하고 쉬운 아이디어 물건들이 속속 등장하지만,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부모님을 대신에 가려운 부분을 살살 긁어주었다.
딸의 자리에서, 부모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본다. 내 부모님이 다치니 가까운 곳에서 살펴드릴 수가 없는 것이 내심 아쉽다. 늘 그렇지만 부모가 곁에 있음에 감사하고, 자주 안부전화를 드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부모에게 제일 큰 효도는 부모 마음속상하지 않게, 자식들이 잘 지내는 것이라는 말. 나는 그말을 믿는다. 그리고 그러려고 행동하고 노력한다. 부모 속 썩이지 않게 나의 자식들을 잘 키우고 내 몸도 잘 돌보며 예쁜 가정을 이루어나가야지. 부모는 늘 자식의 눈치를 살핀다. 내가 곁에 있어도 나의 안색을 살피고 전화내용을 듣기도 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나중에서야 물어보기도 한다. 인생은 매순간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선택에는 후회가 따르기도 한다. 늘 그렇지만 그자리에 서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필요한 경우는 부모에게 조언을 구할수도 있을것이다. 딸의 자리에서 부모의 자리에 서보니 부모님이 보인다. 늘 사랑으로 보듬어준 부모님의 마음의 결을 저희도 따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