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 띠링띠링 문자 하나가 왔다. 으레 그런듯 광고문자이거나 크게 내 삶에 관여하지 않는 문자이려니 문자확인을 했다. <소상공인> 이라는 문자제목이 보인다. 내가 소상공인이 되었지만 경기도소상공인 홈페이지에서 "소상공인홍보단"을 발견한 그때를 회상해본다.
2024년 올해 초였던것 같다. 매년 월초에는 다양한 공지소식이 많이 올라온다. 내가 작년 8월에 정식으로 책방 문을 열고 (사업자를 등록한 건 24년 1월로 훨씬 전이지만, 실제 책방문은 8월에 열었다) 소상공인이 된지 6개월차에 접어들던 시점이었다. 그때도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소상공인 홈페이지에 무슨 소식이 없나? 뒤적거리던 중이었다.
소상공인 분들은 실제적으로 경제적인 자금지원이나 전기세 등의 지원혜택을 받는데 유리한 입장이지만 실제 장사를 하거나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으로서 홈페이지 공지 하나하나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루하루의 매출을 고민해야하고 물건 주문도 해야하며, 고객을 상대로 하기에 최소한의 검색, 또는 센터방문이 쉽지않음을 나역시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알아가게 된다.
시간이 많다고 해서 지원공고나 정책자금관련 공지를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평소 관심이 있어서 찾아보던 중에 각종 공지가 올라오기도 한다. 대출자금이 필요하다면 소상공인정책자금 홈페이지를 꾸준히 들여다봐야하는 이유다. 준비가 필요한 서류도 많지만, 사업자를 내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못할 것도 없다. 요즘은 인터넷 출력도 왠만한건 이루어지는 편이다.
사실 자영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점이 대출이었다. 직장인으로 오래생활한 사람들은 대출자격요건이 훨씬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직장이라는 (대기업이면 더 할터이다) 큰 울타리가 있으니 4대보험도 가입이 되어있고, 필요한 대출자금이 있으면 근무경력이나 연봉에 따라 가능여부를 통지받을 수 있다. 반면 자영업은 생각보다 대출이 어렵고 쉽지않았다. 개업한지 얼마안된 초보사장이라면 기존 매출액이 없으니 더욱 대출을 받기 쉽지않다. (근무경력이 얼마안된 직장인도 그러하겠지만)
평소 신용도관리를 잘해둔 사람이라면 대출융통에 어려움이 없겠지만, 평소 신용점수가 낮거나 기대출이 많은 경우 추가대출자금 융통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어떤 가게나 매장을 뚝딱 차린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2~3천 (보통 5천전후)가 든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내가 모아둔 적금 이외에 대출은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매장 하나를 계약하고 인테리어하는 데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다.
소상공인홈페이지로 다시 돌아와서, 나는 여느때처럼 공지를 확인했고 홍보단을 모집한다는 공지글을 보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번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신청서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소상공인홍보단 이 되었다. 경기도권역내에 지역을 나누고 각 지역별 담당자들이 정해졌다. 난생 처음 소상공인홍보단 위촉장을 받아보았다. 처음 시작하는 업무이기에 모두 초반에 비대면으로 교육을 받고, 소상공인 네이버카페에서 (최초 설립된 카페) 각 지역별 홍보단활동을 시작하고 각자가 활동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소상공인이라 소상공인의 상황이나 사정을 잘 알기도 하고, 이전에 방문간호사를 하면서 매일 새로운 사람을 방문하면서 쌓아온 경력도 한몫했던 것 같다. 새로운 곳이나 사람을 방문하는데 거리낌이 적었다. 코로나시기가 지나가던 시점이었고, 여전히 경기상황은 어려웠으며 물가는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상권을 형성하는데 사람들의 발길이나 분위기가 좌지우지하는데 상권이 안좋은 곳이 정말 많았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이 있는 반면에 하루종일 상점을 지키고 있어도 사람의 발길이 드문 곳도 많았다. 하루종일 자리를 지킨다는 의미를 나는 알아가고 있었다.
적어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다. 나처럼 창업한 계기가 궁금했다. 지금의 가게와는 전혀다른 길을 걸었던 사장님도 있었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사장님도 있었다. 전혀 다른 길을 걷고있는 분들도 있었다. 식당이나 가게에 가서 고객들에게 추천할 만한 음식을 소개하기도 했지만, 나는 사장님들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진심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마음이 전해져서였을까? 최근 내가 올린 구래역에 고기정점 정육점을 촬영한 유투브영상이 우수콘텐츠로 선정되는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어제 받은 문자 하나가 바로 콘텐츠선정 축하문자였다!
마침 강의차 경북구미 친정집에 머물고 있었는데 친정부모님에게도 내가 찍은영상을 그제서야 보여드렸다. 사실 <그림책읽기TV> 유투브영상을 찍고 올려도 가족들에게는 잘 보여주지 않는다. 내 영상을 기다리는 분들은 보통 그림책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들이기 때문이다. 간만에 내 영상을 보는 부모님의 모습이 보였다. 완벽하진 않지만, 어떤식으로 촬영을 하고 나만의 특색을 살리면서 사장님의 취지를 녹여야겠다는 진심은 담긴것 같아서 찍으면서도 뿌듯했다. 그런 마음이면 되었다.
유투브영상에 소개된 수제햄을 보고 관심있는 분들도 있었고, 구래역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프렌차이즈가 아닌) 현존하는 고기정점 정육점을 알게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의미있었다. 소상공인 홍보단활동을 단 한곳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활동하면서 정말 좋은곳들도 많았는데 요즘 알다시피 상가매물이 나온곳도 있었고 나가는 월세에 비해 매출이 현저히 적어 운영이 어려운 곳도 있었다.
내가 영상과 블로그를 올린 한곳한곳이 마음이 담겨있고 진심이 담겨있었다. 내가 유투브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가게홍보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림책을 소개하고 읽어내려가는 그림책읽기TV 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것이다. 소상공인 홍보단도 그림책과 같은 결이다. 내가 마주한 곳이 음식이 정말 좋고 다른이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느낀 즐거움과 기쁨을 다른 이들에게도 함께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