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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y Oct 23. 2023

패션을 전공하고 IT 기업에서 일하는 이유

진짜 성장은 나를 알아가는 것 

나의 장래희망을 적는 칸은 매년 쉴 새 없이 바빴다. 주로 나의 생각보다는 타인에, 환경에 맞추어 나의 장래 희망이 정해졌다. 초등학교 때는 엄마의 추천에 따라 매년 바뀌었고, 중학교 때는 사춘기라 질풍노도의 장래희망이 주를 이뤘다. 문이과를 정할 때도 남자는 이과에 가라는 학원선생님의 꼰대 같은 소리에 곧이곧대로 이과에 진학하기도 했다. 대망의 고등학교 때라고 별거 있겠는가 성적에 맞춰 나는 이런 걸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만 해왔던 것 같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진정 나는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할 때, 문득 중학교 때 현장학습에 나가서 한 여학생이 내게 해준 말이 생각났다. 맨날 교복만 입다가 나름 신경을 쓰고자 사 입었던 셔츠가 눈에 띄었는지는 몰라도, '네가 옷을 제일 잘 입는다'라는 말이 내가 들었던 칭찬 중에 제일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옷 입는 것에 굉장히 예민하고 잘 입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나는 패션학과에 지원했고 운 좋게 합격했다. 내가 원하는 진로를 처음으로 선택했고, 원하는 공부만을 할 수 있어서 신났고 재미있게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MD라는 구체적인 직무도 정할 수 있었다. 아주 먼 나중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만든 브랜드에 열광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고, 패션 기업에서 인턴을 하거나 패션 콘텐츠를 발행하여 온라인 매거진 활동을 하는 등 꾸준하게 꿈을 위해 나아갔다.


 한 기업의 인턴으로 일하던 어느 날 문득, 나는 그냥 회사라는 톱니바퀴에 맞물려서 돌아가는 부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회사들이 그렇겠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그런 감정이 크게 들었다. 나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고,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 패션을 전공했는데 회사에서 일하면서는 그렇지 않다는 걸 느끼곤 상실감이 크게 다가왔다. 


내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일을 평생 하고 싶었다. 회사의 부품이 되어 일한다기 보다 내가 오너쉽을 가지고 일하고 싶었다. 또한 꾸준히 성장하고 공부하면서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싶었다.

어떤 일을 해야 성장하면서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프로덕트 매니저에 대해 설명하는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PM은 제너럴 리스트여야 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며 성장해야 한다.라는 내용이었는데 그때부터 나는 이 직무를 꼭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의 일들은 생각도 못한 채…)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을 때 비로소 한 단계 성장했다. 또한 앞으로 내게 닥쳐올 일들도 나에 대해서 완벽히 알고 있다면, 길을 잃거나 헤매는 일없이 잘 헤쳐나갈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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