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도 Dec 02. 2021

(20) 다들 어떻게 연애하는 걸까


 최근 들어 연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연애를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해서 생긴 고민이라기보다는, 누군가 그리운 사람이 생겨나고 그런 사람과 소통하며 사랑의 감정을 공유하며 시간을 함께한다는 그런 연애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르겠다는 표현 외엔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보고 배운 것은 있어서, 그리고 오래전 일이지만 연애를 해봤던 경험이 어렴풋이나마 기억에 남아있어 떠올려보면 분명 연애를 할 당시에 제가 느꼈던 마음이 푸근해지고 기분 좋은 따뜻함이 마음에 깃든다는 느낌 정도는 받았던 기억이 나긴 합니다. 


게다가 영화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든 사람이 연애를 하게 되며 배우는 것과 느낄 수 있는 감정들에 대해 저는 이런 것들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괜히 씁쓸해지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 연애를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들지가 않습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도 나쁜 버릇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연애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핑계도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뭔가 더 멋있어지고 나서 연애를 하겠다는 알량한 생각인 것이죠. 당연히 이런 생각은 그저 연애라는 것에서 도망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변명이기에, 정말로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서 운동을 열심히 한다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기 위해 다양한 모임에 참석한다는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런 생각을 가진 저는 그런 행동들을 더 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다만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생각해보면 연애를 하는 것이 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연애를 하지 않아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사랑하는 가족들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님도 시간이 갈수록 저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다가 누구나 경험해야 할 수밖에 없는 이별의 시간이 저를 찾아왔을 때, 제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저는 분명 외로울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저의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누구를 만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더 나아가선 이렇게 연애라는 것에 대해 아무런 시도조차 하지 않고 생각만 이리저리 굴려가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고민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저라는 사람은, 연애라는 것을 함으로써 제가 마주하게 될 사람과의 소통을 통한 다양한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어쩌면 다른 사람과의 진지한 소통을 불편해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더 깊게 생각하면, 저는 제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머릿속에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생각만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듣고 어렴풋이 지레짐작만 하는 것이 아닌 제가 직접 경험을 통해 연애, 더 나아가선 다른 사람과의 진지한 관계를 통해 자신만의 생각과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지금의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막상 연애를 하려고 하면 여전히 생각만 많아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뭐가 무섭고 두려운 것일까요? 왜 이렇게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어렵기만 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경험의 부족 문제는 아닌 것 같아 더 고민만 깊어집니다.


 어쩌면 고민만 깊어진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는 요즘 들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혹은 그렇지 않다고 할지라도 다른 사람과 연애를 통해 자신이 드러나는 환경에 기꺼이 마주하는 분들이 참 솔직하고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연애하는 모든 분들이 유독 대단해 보이고 어른스럽게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19) 막상 하면 좋은데 안 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