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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 Jan 10. 2022

(28) '하다 보면 된다'를 받아들이기까지




 글을 쓰다 보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 제가 생각하는 장점 중 하나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변화를 조금 더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마음과 생각의 변화는 평소엔 쉽게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글이라는 것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내는 도구라는 점에서, 저는 글을 쓰면서 저의 생각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올해 역시 제게는 많은 생각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오늘 이야기해볼 변화는 '하면 된다'에 대한 것입니다. 하면 된다는 이 말은 살다 보면 어디선가는 꼭 한 번쯤 들어보게 되는 말이긴 한데, 저는 좀처럼 이 말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었습니다. 달리 표현하면 믿지 못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불안감'이었습니다.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하면 된다'는 생각보다 훨씬 강했던 것이 불안감의 이유였을 것입니다. 차라리 '해도 안될 거야'라고 더 부정적으로 생각했다면 어쩌면 덜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꼭 뭔가를 도전해야만 하는 순간과, 도전에 임한 과정에서 잠시도 '해도 될까?'라는 생각을 마음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저에겐 큰 부담과 정신적인 고통이 되었다는 것을 뒤늦게서야 깨달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제게 허락된 에너지를 끊임없이 소모하게 만든다는 것에 대해 저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태도는 결국 많은 수고와 노력을 더해야만 이룰 수 있는 일을 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 제 생각엔 약간의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그것은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너무나 불필요한 생각이라는 것을 이제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기보단 '하다 보면 는다'라는 생각 정도는 충분히 믿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두 가지 변화였습니다.


 특히 '하다 보면 늘게 되어있다'는 생각을 제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제게 있어 큰 다행이었다는 생각을 최근 들어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임에도 이제야 이해하고 믿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이 생각은 저로 하여금 제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과거처럼 '해도 될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스스로 불안감을 만들어내는 일을 반복하지 않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처음 해보는 일을 처음부터 능숙하게 해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처음엔 일의 순서도 헷갈리고, 기대했던 결과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쩌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과정을 거쳐 주어진 일,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해보며 행동에 옮기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처음 그 일을 마주했을 때에 비해선 분명히 더 잘하고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저를 괴롭히는 또 하나의 방해물이 있다면 역시 '시간'일 것입니다. 분명하다 보면 경험과 실력이 는다는 것은 동의할 수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은 같은 일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지게 될 수 있다는 또 다른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부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믿기로 하였습니다. 어떤 일을 하던 자신의 경험과 실력을 높이고 싶은 일과 목표라면, 그 일은 곧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이며 목표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목표를 이루어냈을 때 보게 될 자신의 모습이 그렇지 않을 때에 비해서 훨씬 더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저는 믿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그러한 목표를 향해 매 순간 집중해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은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해서 그 과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반드시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다 보면 는다'라는 것은 같은 의미에서 그 일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갈수록 줄어든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하던 '하다 보면 결국은 실력과 경험이 늘게 되고, 그 과정이 반복적으로 쌓이면 원하는 목표가 이루어질 것이다' 즉, '하면 된다'를 현실에서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게 된다는 것이 제가 31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믿을 수 있게 된 중요한 생각이었습니다.


 일단 해봅시다. 그러고 보면 저도 제가 브런치에 글을 100편 이상 쓸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역시 하다 보면 는다는 것은 사실이었다는 믿음이 다시금 굳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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