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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후 Aug 03. 2020

멀리 돌아가기

빠른 길을 선택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복잡한 기준들과 수많은 과제들 속에서

빠르고 간결한 길을 선택하지 않으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고 느껴왔다.

사실 잃을 것이 아니라

얻어내려고 했던 것들이었지만



꽤 오랫동안

별 반성 없이 이렇게 살아왔던 것 같다.

가장 간단하고 쉬운 정보들을 찾았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결과를 만들어내길 추구했다.

'어떻게 빠르게 그럴듯한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

자주 했던 고민이었다.



이 악습관은

교묘하게 날 합리화시켰다

효율적이니까, 결과가 나오니까.

스스로 문제없어 보였던 거지.

깊은 고민과 노력, 피땀눈물없이

나는 이 악습관과 함께

스스로에게까지 열심히, 빠르게 뛰는 체 해왔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열심히 빠르게 가려고 하던 나는

'취업'이라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기준 앞에서

문득 멈추게 되었다.

멈춘 이유는,

1. 잦은 실패에, 나의 내면의 허울뿐이던 빈 공간들을 마주하게 되었으며

2. 기약 없는 길 앞에서, 스스로 나를 정의하지 않으면 가만히 서있기도 힘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니까, 빠르게만 가려다 보니,

속이 아닌 껍데기만 감싸기 바빴고

정말 진정한 나를 마주해보려고 하니,

그곳엔 참 볼품없어 보이는 내가 있던 것이다.



빠르게 가려고 했던 나는

사실 그렇게 빠르지도 않았을뿐더러,

취업 앞에서 계속 힘들어하는 내 모습이

이 문제서 비롯된 것도 알았으니까.

이제 나에게 필요한 건

진짜 고민과 진짜 노력.



(^_^)/



멀리 돌아가는 일들을 해보려고 한다.

빠르고 쉬운 길 말고,

느긋하게 멀리 돌아가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습관을 키워야지.

이제 와서 모든 것을 바꾸긴 힘들겠지만

하나하나 차근히 말이다



허울뿐이었던 것들을

하나씩 진심으로 마주하면서

그 속을 채워나가는 일을 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속을 채우고 싶은 것들은 눈 앞에 있다는 것.



누가 그랬다.

수고로움 없는 결과물은 재미없고, 멋이 없다고.

멀리 돌아가는 길에는

더 많은 경험과 이야기가 뭍는다.



좋아한다고 말하던 것들을

내 진심으로 정말 좋아하고 싶은 마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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