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
그리고 그것이 보이지 않는 이
깨어난 작고 노란 병아리
작고 노란 노른자와 하얗게 익은 단백질
다리를 다친 말의 주마등
유난히 누워있기를 좋아한 말의 단꿈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
나를 좋아하지 않는 당신의 마음
모두 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그것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후회는 늘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것은 짙은 어둠과 같아서, 늘 보지 않으려 빛을 비추지만 숨기면 숨길 수록 빛 아래 존재하는 그림자 같다.
어릴 적에는 무엇을 해도 후회하지 않는다면 해보기라도 해봐야지, 했던 적이 있던가. 나이를 먹어가는 지금은 해보면 해볼 수록 후회가 늘어가는 아이러니 함도 있다.
모두 다 어쩔 수 없을 그 순간들이 있다.
나 홀로 온전히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큰 공간의 한톨의 먼지같은 존재가 나임을 알기에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는다.
비록 그 한톨의 먼지가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누구도 모르게 쌓인 한 톨이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그 먼지 한톨도 그 작은 세상에서의 역사가 쓰이지 않겠는가.
당신의 일은 어쩔 수 없는 순간이었다.
당신의 역사 아래 당신이 그토록 심혈을 기울여 노력했음에도, 언제나 아끼고 신경쓰며 밤잠 못이룰 만큼 생각했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달치 못했더라도.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