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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Jul 05. 2024

(시) 중심 없는 꽃

'그'라는 주문

(시) 중심 없는 꽃

- '그'라는 주문 -


내가 길을 잃으면

항상 나보다 더

빨리 나를 찾는

이가 있었습니다


벽이 길을 막으면

그 벽을 문으로

바꾸는 주문 같은

이가 있었습니다


숨을 잊게 하는

일에도 생각만으로도

숨을 잇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 숨은 언제나

말 멀미에서,

사람 멀미에서

나를 건져주었습니다


그런 그는 늘 세상의

중심을 끌고 다녔습니다

꽃은 언제나 중심을

따라 폈습니다


꽃그늘에 취한 삶은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말을 생각에서

빠르게 지웠습니다


 진다는,

마음 시든다는

이야기에 등을

고 살았습니다


이젠 길이 숨을 잃었다고,

벽이 떼로 몰려온다고

아무리 외쳐도 중심 없는

꽃만 무성할 뿐입니다


한번도 중심이 되어 준 적이

없는  하늘은

마른 눈물의 절벽 대기에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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