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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Jul 06. 2024

(시) 하늘 편지

낯선 날들 6

   편지

-낯선 날들 6-


이제 우리에게도

가을이 들기 시작했나

봅니다


가을이 온다는 건

우리가 여름을

건너왔음입니다


봄의 기억보다

여름의 기억이 선명한 건

시간의 순서가 아닌

마음의 순서 때문입니다


지난 여름을

잊을 수는 없지만

오는 가을

더 생각하는 건


우리가 물들일

가을의 색이 아직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둘렀고

서툴렀던

시간에 넘어졌던

우리


오는 가을에는

가을의 걸음으로

넘어졌던 시간을

일으키며


봄보다 따뜻한 우리의

마지막 겨울을 함께

준비할 수 있기를 바라는

편지를 하늘에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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