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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Jul 10. 2024

(시) 풀과 마주 앉기

정원의 시간 1

  풀과 마주 앉기

  - 정원의 시간 1 -


그대 이름

생각날 때마다

풀을 뽑았습니다


풀밭이었던 몇 곳이

새 이름의 너른 정원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풀밭

앉았습니다


아무리 뽑아도,

때를 가리지 않고

돋아나는 풀, 나를

푸르게 맞아주는

그 풀이 참 고맙습니다


풀이 써내려 간

씨앗의 깊이를

알 수 없음은

그대가 뿌리신

마음의 씨앗을

닮았음입니다


이제 그냥 인정하려

합니다, 돋아나면 뽑고

또 나면 또 뽑고


그러다 주저앉아

막걸리로 눈 붉은 소리를

가두도 하겠습니다


그 뽑은 자리가

정원이 되었듯이

우리 시간 또한

정원으로 살길

소망합니다


넘어진 지금 내 시간에

큰 비가 내립니다

그래도 이 비 그치면

더 힘 있게 돋아날 풀을

생각하며, 풀물 가득한  나와

마주 앉아 정원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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