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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Jul 13. 2024

(시)  길의 명제

우리

  길의 명제 

   - 우리 -


물길은 원래 흘렀던 길을

기억한다는 명제를 부정

하기 위해  억수 비도 찾지

못하게 길을 지웠다


어느 한쪽 기억만

지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길을 선택했다


그러면 된다고 생각했다

길도 순순히 응했다

하지만 몰랐다

그것이 길의 능청인지


시간을 기억하는 길은

물리적 모양 따위엔

마음 쓰지 않았다


그저 믿을 뿐

그저 기다릴 뿐

그저 지킬 뿐


길은 구름의 몸짓에

시간을 돌려

비 맞이를 시작했다


어김없이 비와 길은

그 길을 이어 흘렀다


우리가 낸 길

또한 멈출 것이다


하지만 물길의 이야기를

아는 우리 길 또한 언젠가는

다시 흐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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