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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Jul 21. 2024

(시) 섬백리향

식물원에서 만난 사람들

       섬백리향

식물원에서 만난 사람들


파도를 몰고 다니는

해무 길과 함께

소리까지 지웠다


감각으로 사는 우리를

나무라듯 해무의

농도는 더 짙어졌다


매번의 출항이

항상 매번의 입항이

되길 바라는 건

감각의 속물이 만든

오만이었다


아무리 오물 같은 오만이

넘치는 세상에서도

향기만은 잃지 말라고

그러면 살지 못하는

시간은 없다고


등대조차 길 잃은 날

울릉도 섬백리향이

향기로 길을 세웠다


사람 파도에

걸려 넘어진 시간,

식물원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그 향기가

건너왔다, 지워졌던 길에

새 이정표가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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