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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집 나간 시

시론

by 이주형

집 나간 시

- 시론 -


시가 다시 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는 본디 마음이 깃들어

사는 집이었습니다


그 집에서 마음 잃은

모든 이가 다시 마음을

세우고 길을 나섰습니다


그 길이 이어지고 이어져

지금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낯선 이미지들이

그 집을 과거로 보내고부터

시도 과거가 되었습니다


시에서 마음이

사라지면서


별이 해체되고

바람이 이름을 지우고

파도가 산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평생을 살아도 집 한 채

얻을 수 는 지금

다시 시가 온기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그래서 언제나 누구나

슬프나 기쁘나 모두가

그 안에서 다시 길을 찾는

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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