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

by 상상혁

“싫은 사람을 안만나고 싶은 것도 회피일까?” 최근 화두가 된 질문이다. 인간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도피-투쟁 반응이 일어난다. 스트레스에 맞서 싸우거나 도망가는 행동을 의미한다. 나는 문제 상황에서 회피하는 것을 지양한다. 세상은 안전지대 바깥에 있기 때문이다.


모든 도피는 나쁜 것일까? 첫 문장의 질문의 본질은 이것이었다. 어떤 상황에서의 도피는 좋은 것인지는 명확했다. 유해한 것으로는 도피하는 것이 좋다. 화재같은 재난에서 도망치지 않거나, 독성 물질을 피하지 않는 것을 어리석은 일이다. 따라서 유해한 사람과 안만나는 것은 좋은 회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이 유해함을 판단하는가? 이것은 회피의 문제보다 더 어려운 질문이 된다. 어떤 독은 약이 되고, 불에 적당한 거리를 두면 온기를 준다. 따라서 유해함이란 맥락적이고, 주관적이다. 필요에 맞다면 유용한 것이며, 필요에 맞지 않다면 유해한 것이 된다. 이 주관성과 맥락성이 우리의 판단을 마비시킨다.


‘이 관계는 유해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가 있을까? 사물의 유해함은 쉽게 판단할 수 있지만 사람의 유해함을 판단하기 어렵다. 오직 주관적 해석만이 포함될 수 있다. 문제는 인간의 인지 능력이다. 이미 상대방이 유해하다고 판단내려 확증 편향이 강화되거나, 사회적 통념으로 인한 낙인 효과가 정확한 인지를 방해한다. 따라서 인간의 주관적 능력으로는 유해함을 판단할 수가 없다.


결론은 첫 문단과 같다. 적어도 관계에서는 투쟁하는 것이 좋은 판단이지 않을까 싶다. 세상은 안전지대 바깥에 있다. 뭐가 좋은지 모를 때는 부딪혀봐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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