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조금 작은
폴리매스라는 단어는 나를 설명하기에 가장 좋은 표현이다. 폴리매스란 다양한 분야에 흥미를 보이는 사람을 말한다. 폴리매스는 좋게 말하면 다재다능이지만, 나에게는 어디에도 특출나지 않은 애매한 재능으로 여겨졌다. 나에게는 방향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재미를 쫓아 온갖 분야에 지식과 경험을 쌓아왔다. 수학을 전공하며 철학 수업을 듣고, 심리 교육 봉사도 참여해보았다. 그림에도 관심을 가졌고, 스포츠 과학이나 글쓰기도 깊이 공부해보았다. 그런 나에게 남은 것은 일반인보다 조금 나은 정도의 지식과 실력이었다. 나의 역량은 작은 육각형이었다.
나의 지난 삶은 통일성을 찾는 방황이었다. 여러 분야에 애매한 사람이 아닌, 한 분야라도 탁월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통일성을 찾기 시작했다. 작은 육각형을 통합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찾는다면, 그 분야에서는 탁월해 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목표를 찾는 과정에서 독특한 분야들에 도전해 보았지만, 나의 길을 찾지는 못했다. 작은 육각형에서 칠각형이 되고, 칠각형은 팔각형이 되었다. 비록 내가 원하던 탁월함은 아니지만, 무언가 쌓인다. 헤맨 길도 길이라 믿기에 방황을 이어가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