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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바람 Jul 29. 2024

공장형 피부과에 가보았습니다.

다시 안 갈지도?

  전문 피부과는 가격이  엄두가 나지 않으니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미용위주로  진료하는 곳에  가끔  갑니다.

정말  가끔  레이저 패키지를  끊기도 하고  몇 년 전에는  눈밑 필러를  맞기도 했고  6개월 전에는 스킨 보톡스라는 것을  처음 맞아 보았습니다.

나이가 50대를 훌쩍 넘기다 보니  눈에  보이는 효과는 잘 모르겠는데  눈썰미가 좋은 일부 지인들이  뭘 했냐고 물어보기는 하더라고요~.

친구 중에서  피부과시술에  전혀 관심 없던  아이들도 이제는 만나면  뭐를 했네, 뭐가 좋네 하며  이야기를 할 만큼  피부과시술에 대한 정보도 넘쳐나고  가격도 부담이 적어져서  마치 예전의  마사지샵에 가는 정도로  문턱이 낮아진 거 같습니다.


근처에  피부과 체인형 병원이  새로 생겨  오픈 행사를 한다기에  예약을 했습니다.  스킨보톡스 주기가  3개월이라고 했는데  6개월이 지나기도 했고  팔자 주름이 계속  신경 쓰였거든요.

요즘은  병원도 마트처럼 오픈 행사를 합니다.

기존에  다닌 병원에서도  매달  할인 이벤트 광고 문자가 오고 있으니  이제  이 병원의  광고 문자도 오겠네요.

차단을 하지 않고  가끔은 관심 있게 보기도 합니다.

병원 예약을  오픈시간에 맞춰했는데  벌써  여러분이  계십니다.

미리  이것저것 검색해 보고  무엇을 할지  마음을 정하고 간 터라  상담실에서  긴 설명은 듣지  않았고  의사 선생님은 패스하고 상담실장이 대부분 결정하는  이런  시스템에 대한 반감은 눌러 두었습니다.

마취크림을  바르려고  가보니  의자에  대여섯 명이 주르륵  하얀 크림을 바르고 앉아 있습니다.

몇 개의  레이저나  보톡스룸을  컨트롤하는  직원의  지정대로  의사 선생님 두 분이 종횡무진 왔다 갔다 합니다.


오늘  슈링크 유니버스 300샷과  리비힐 엑소좀을  맞았는데  

이방 저 방 옮겨 다녔고  끝나면  빨리  일어나야 합니다.

앰플을 누워서 바르고 있었더니  나가서  바르라고 합니다.

제가  눈치가  없었습니다.

앰플을 저한테 바르라고 해서 의아했는데 파우더룸에  선크림이 비치되어 있지 않아 물어보니  접수대 쪽에  있는 걸 이용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걸  그 자리에서만  덜어낼 수 있도록 고정시켜  놓아서  손바닥에  덜어서  다시 파우더룸에 가야 합니다.

계산하고  멍크림 주지 않냐고 했더니  접수 직원이  의아한 표정으로 없다고 합니다.

기분이  별로입니다.

기존에 갔던 병원도  전문 피부과 병원이 아니었지만  끝나고

최소한  기본 진정크림정도는  발라주어서  그게 기본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의사는  직원이 알려주는 순서대로  이방 저 방 들어가서  레이저나 주사시술을 하고  가성비 시술을 원한 저 같은 사람은  친절이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한  공장형 피부과였습니다.

피부과를 가는 이유는 외면의 나를  가꾸려는 마음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덧붙여  깨끗하고  화사한 곳에서  친절한  응대를 받으며  나를 위해 돈을 쓰는 기분도 있습니다.

오픈 이벤트로 방문자가  많아  시간이  금이었을까요?

모든 공장형 피부과가  이렇진 않겠지만   가격이 조금  싸더라도 다시  안 갈 거 같습니다.

피부과에  자주 가는 사람이 아니라  잘 몰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제가 너무 꼰대인 걸까요?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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