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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츄츄 Jun 05. 2023

오늘 주제는 핫팩입니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핫팩이 함께인 병원 생활

오늘도 출근해서 핫팩을 데워주고 있다.

3-4번쯤 전자레인지를 오가니 핫팩의 여러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일단 병원에서 핫팩은 금지 물품이다.

입원 시 환자가 가져올 수 없는 물품이라는 소리다.




전기 핫팩이나 전기요, 전기장판도 같은 이유로 소지 금지이고,

만약 가져왔다가 발견되면 간호사들은 사용 금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인계를 위한 카덱스에 사유를 남기고 매번 인계를 돌리며 사용을 관찰한다.




근데 또 병원마다 핫팩에 대한 규칙이 약간씩 다른데,

어떤 병원은 전기 핫팩을 의사 오더 하에 지급하는 곳도 있고, 데워 쓰는 핫팩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또, 어떤 병원은 데워 쓰는 핫팩은 지급하되 전기 핫팩은 금지하는 곳도 있다.

어쨌든 환자의 직접 소지는 금기이나 필요시 병원에서 제공을 부탁하면 주기도 한다는 거다.




핫팩의 사용은

수술 후 보온 유지(수술방은 감염예방을 위해 서늘한 온도를 유지한다), 오한 환자의 체온 유지, 환의만 입고 있는 병원의 특성상 온도가 맞지 않아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을 위한 보온 유지, 그리고 통증이나 시린 증상 부위에 치료 목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핫팩 사용이 위험해서 주의 관찰 대상이 된다.

온도가 낮게 유지해도 오래도록 적용하면 저온화상의 위험이 커진다. 특히 수술 환자의 마취가 덜 풀린 상태에서 적용하게 되면 감각 저하로 크게 화상을 입게 된다.




병원에서의 핫팩 제공으로 인한 화상은 병원의 책임이기 때문에 한번 화상을 입게 되면 보고 사항이 되고 치료의 대상이 늘어나게 되므로 굉장히 조심스럽다.




한 병실에 핫팩이 들어가면 너도나도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핫팩은 병동에 보유가 5-6개 정도로 소량이다.




환자가 30-60명까지 있는 병실 대비 너무 적어서 한번 사용하게 하고 다시 걷어오고 다른 환자를 줘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비능률적인 일이다.




핫팩은 간호사의 권한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의사 오더 하에 지급하고 의사 오더 하에 적용 부위를 처방받게 된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환자들은 왜 저 사람만 따뜻한 것을 주냐며 화를 낸다.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일도 굉장히 어려운 일중 하나다.




돌봄의 정도를 수치화해서 제공하면 핫팩의 필요성이 덜할까? 가끔 드는 생각이다.

차가운 병원의 온도가 조금 더 높아지고, 통증의 조절이 좀 더 수월하면 핫팩의 필요성이

낮아져서 여러모로 화상의 위험을 신경 쓰는 일이 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늘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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