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2인 아들은 늘 자기 방에 문을 걸어 잠그고 들어가 있다.
그 안에서 뭘 하고 있는지 대충은 알고 있다.
게임, 웹툰, 유튜브, 홈트레이닝..
그래도 다행히 아들은 공부를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편이라서
숙제가 있으면 학교 숙제를 우선 끝내고 노는 편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늘 자기 방안에 콕 박혀 있는 아들을 보면서 답답한 마음도 든다.
우리 아들이 밖에 나가서 공을 좀 차고 놀았으면..
우리 아들이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좀 늘렸으면..
우리 아들이 이 집안에서 방이 아닌 다른 공간을 좀 누비며 생활했으면..
우리 아들이 먼저 엄마에게 인사 좀 했으면..
말 한마디 붙이기 무섭게 휙 돌아서는 아들을 보면서 깊은 대화를 해보고자 하는 마음은 벌써 접어 두었고
그냥 사고 치지 않는 건강하고 착한 아이로만 살아 주길 바라며 지켜보고 있다.
내 마음 같아서는 이랬으면 저랬으면 하는 많은 마음들이 들지만
엄마의 조바심들을 조금 접어 두기로 결정한다.
사춘기 아이의 삶에 지금 내가 해 줄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아! 이거구나! 하고 한 가지 그림이 떠오른다.
아이가 집중하고 있는 많은 일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한 걸을 물러서 주는 그런 그림이다.
한 걸음 물러서는 나의 모습을 상상 속에서 바라보면서
아들에게 “너의 삶의 축복해..”라고 얘기해 준다.
나와 너.. 아들과 나는 서로 다른 인격으로서 독립된 각자의 삶이 있는 것.
아이가 부모의 말, 생각에만 휘둘리며 살기를 나 역시도 원치 않는다.
이제 이 아이의 삶을 독립된 하나의 삶으로 존중하며 바라보기로 결정한다.
아이의 삶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