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nheur maman Jun 22. 2021

새로운 관심사, 나의 인간관계는 어디까지?

조용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정신없는 여러 명과 만남보다는 개인 대 개인의 만남을 선호한다. 진정으로 상대방과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되니 조금씩 변화했다. 모임들이 생겼고, 바빠졌다. 물론 일대일 만남도 있다. 나에게는 아이마다 각각의 엄마들과 만남이 생겼다. 그전과는 다른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었다.

임신으로 인해 그동안 회사에서 매년 휴가도 반납하고 달려왔는데, 휴직이라는 쉼이 생겼다. 그 쉼의 기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나는 평소에 해보지도 않은 경험을 해보기 시작했다. 나의 인간관계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신하면서부터, 그리고 아이가 점차 커감에 따라 나의 인간관계는 점차 확장되었다. 태교를 위한 문화 센터의 바느질 수업, 꽃꽂이 수업, 임산부 요가 학원, 그리고 남편과 함께하는 출산 교실 등등. 비슷한 시기에 출산하는 예비 엄마들을 만남부터 시작해서 아이가 커갈수록 점차 만남은 커졌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면서 친구들도 생기고, 아이들의 또래 친구들과의 플레이데이트를 위해 새로운 엄마들과 교류도 시작되었다. 시크릿 모임도 생기고, F4 모임도 생겼다. 나이대에 맞는 정보도 주고받았다. 이렇게 다양한 친구들이 생길 줄이야. 남편도 나의 모습을 보면 신기해한다. “엄마가 되니 달라졌네.”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그리고 직장까지 다양한 인간관계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내가 주라고 하면, 지금은 아이가 주이다. 새로운 개념의 관계인듯하다. 그리고 이야기하는 주제 또한 다르기도 하고 다양하기도 하다. 그들 중엔 워킹맘들도 있고, 전업맘도 있다. 비슷한 고민도 있고, 또 다른 고민도 있다. 싱가포르 오기 전까지 선택의 갈림길에 섰었던 ‘나의 커리어 vs. 아이’에 대한 갈등도 있다. 그렇지만 모두 ‘아이’라는 중심으로 모이고 또 얘기한다.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들에게 ‘교육’이라는 단어가 필요하게 되면서부터는 대화의 주제는 더더욱 다양해졌다. 정보, 경험담 공유, 내 생각 등 다양한 주제로 쉴 새 없이 대화가 이어진다. 물론 시장정보, 맛집 공유, 드라마, 연예인, 남편 얘기도 빠지지 않는다. 아이들 플레이데이트보다는 나아가 엄마들과 끈끈한 동지애도 생겼다. 특히 외국에 정착하게 되면서 더 그런 느낌도 들었다. 셋째 임신으로 응원해주는 많은 사람도 있었고, 깜짝 브라이덜 샤워까지 해준 고마운 친구들도 생겼다. 아이들 성향에 따라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는 친구들도 만들어주며 덕분인지 나 또한 새로운 육아 동지들이 생겼다. 너무나도 많은 관계가 확장되어서 정신없을 때도 있지만 활력을 느낀다. 뭔가의 돌파구 같기도 하다. 워킹맘과는 또 다른 느낌. 이런 게 또 사람 사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만하면 오늘도 행복하다.

작가의 이전글 낯선 타지에서 살아남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