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of Transcendence
땅만 보고 내달리던 내게
갑자기 높아진 하늘이 부른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고.
삶은 땅에만 있지 않고 저 무한의 하늘에도 있다고.
너는 생활에 찌든 유한한 존재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원을 꿈꾸는 존재라고.
늘 푸르고 싶다고,
어여쁜 꽃이고 싶다고 우겨대는 내게
영글어가는 열매가 말을 건넨다.
꽃의 완성은 열매라고.
꽃이 져야만 열매가 맺힌다고.
너는 시들어가는 얇디 얇은 존재가 아니라
찬란한 영광의 무게*와 깊이를 지닌 존재라고.
온갖 세상의 소리에 잔뜩 눈과 귀가 팔려
습기 가득 머금은 몸과 마음에게
바삭바삭한 볕의 바람이 일깨운다.
어리석음과 무거움의 짙은 안개를 걷어내고
네 깊은 영혼에 흐르는 맑은 강의 소리를 들으라고.
네 근원에서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그 도도히 빛나는 고요의 강물을 따라 흐르라고.
거대한 돌이킴.
한껏 뻗어가던 기세를 멈춰 다시 되돌리는 권능을
오히려 곱디 고운 아름다움으로 펼쳐 보이는
아찔하도록 황홀하고 가슴 떨리는
전율과 초월의 계절
가.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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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무게: C.S. 루이스의 책 제목(The Weight of Glory) 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