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토콜 중지 후 48시간이 지났다. 세계는 여전히 혼란 속에 있었지만,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준호와 그의 팀은 전 세계 정부 및 기관들과 협력하여 상황을 관리하고 있었다.
서울의 한 비밀 회의실에서, 준호와 팀원들은 긴급회의를 하고 있었다.
"상황 보고부터 할게요,"
서유진이 말했다.
"대부분 국가에서 질서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소요가 계속되고 있어요."
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했던 일이야. 사람들이 안정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릴 거야."
"그런데 준호 씨,"
수아가 말을 꺼냈다.
"우리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어요."
"박 사장 말이지?"
준호가 대답했다.
모두가 침묵했다. 박 사장은 프로토콜 중지 직후 사라졌다. 그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했다.
"그를 찾아야 해요,"
세진이 말했다.
"그가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준호가 깊게 숨을 내쉬었다.
"맞아. 하지만 그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이 있어."
그는 노트북을 열고 화면을 팀원들에게 보여주었다.
"프로메테우스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데이터야. 아직 전부 해독하지 못했지만, 여기에 중요한 정보가 있을 거야."
세진이 즉시 작업에 착수했다. 몇 시간의 집중적인 분석 끝에, 그녀의 눈이 커졌다.
"이건···. 믿을 수가 없어요."
"뭔데요?"
준호가 물었다.
세진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프로메테우스가 박 사장의 또 다른 계획을 남겨놨어요. 그리고 그 계획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예요."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어떤 계획이죠?"
서유진이 물었다.
세진이 설명을 시작했다.
"박 사장의 진짜 목표는 단순히 인구를 줄이는 게 아니었어요. 그는 완전히 새로운 인류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완벽한' 인간을 만들어내는 거죠."
"그게 무슨 소리예요?"
수아가 놀라서 물었다.
"박 사장은 프로토콜로 인구 대부분이 사라진 후, 남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유전자 조작을 계획했어요. 질병에 강하고, 지능이 높고, 수명이 긴 새로운 인류를 만들어내는 거죠."
준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건···. 그건 완전히 미친 짓이야."
"하지만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죠?"
서유진이 물었다.
세진이 계속 설명했다.
"박 사장은 전 세계 곳곳에 비밀 연구소를 설립했어요. 그곳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실험을 진행해왔던 거죠. 프로토콜은 그의 계획의 첫 단계에 불과했어요."
준호는 충격에 빠져 있었다. 그들이 막은 것은, 단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죠?"
수아가 물었다.
준호가 결심한 듯 말했다.
"우리는 이 계획을 완전히 멈춰야 해.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박 사장을 반드시 찾아내야지."
"하지만 어떻게요?"
서유진이 물었다.
"그는 이미 사라졌어요."
준호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프로메테우스의 데이터에 단서가 있을 거야. 세진 씨, 계속해서 분석해줘. 유진 씨는 전 세계 정보기관과 연락해서 박 사장의 행방을 추적하고. 수아 씨, 당신은 나와 함께 박 사장의 과거를 조사합시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각자의 임무에 착수했다.
며칠 후, 그들은 다시 모였다. 모두의 얼굴에 피로가 가득했지만, 동시에 결의에 찬 표정이었다.
"박 사장의 흔적을 찾았어요,"
서유진이 말했다.
"남미의 한 오지에서 그와 유사한 인물이 목격됐다고 해요."
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우리도 몇 가지 단서를 발견했어. 박 사장이 과거에 그 지역에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더군."
"그리고 저도 중요한 정보를 찾았어요,"
세진이 말했다.
"프로메테우스의 데이터에 박 사장의 비밀 연구소 위치가 있었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그 지역이에요."
준호의 눈이 빛났다.
"우리가 찾았어. 이제 행동해야 할 시간이야."
그들은 신속하게 계획을 세웠다. 현지 정부와 협력하여 비밀리에 작전을 수행하기로 했다.
이틀 후, 준호와 팀은 남미의 밀림 속에 있었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박 사장의 비밀 연구소로 추정되는 장소로 접근했다.
"저기예요,"
수아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숲속에 숨겨진 현대식 건물이 보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연구소 같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비밀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조심해요,"
준호가 말했다.
"우리는 무엇을 마주하게 될지 몰라요."
그들은 조용히 건물로 접근했다. 놀랍게도 경비는 거의 없었다.
"이상해요,"
서유진이 말했다.
"너무나 조용해요."
준호도 같은 생각이었다.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섰을 때, 갑자기 모든 불이 켜졌다. 그리고 스피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오세요, 준호 씨. 그리고 여러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박 사장의 목소리였다.
준호는 경계하며 주변을 살폈다.
"박 사장님, 어디 있나요?"
"곧 만나게 될 거예요,"
박 사장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하지만 그전에, 여러분에게 보여줄 것이 있어요."
갑자기 벽면의 스크린들이 켜졌다. 그곳에는 충격적인 영상들이 나타났다. 유전자 조작된 인간들, 초인적인 능력을 보유한 아이들,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는 의학적 기적들.
"이게···. 무슨 짓이죠?"
수아가 충격에 빠져 물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미래입니다,"
박 사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완벽한 인류, 질병도 없고 고통도 없는 새로운 세상이죠."
준호는 분노를 느꼈다.
"이건 잘못됐어요! 당신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있어요!"
"자연의 섭리?"
박 사장이 웃음을 터뜨렸다.
"준호 씨, 인류의 역사는 자연을 극복하는 과정이었어요. 이것은 그저 다음 단계일 뿐이죠."
그때 큰 문이 열리며 박 사장이 나타났다. 그의 모습은 준호가 기억하는 것과는 달랐다. 더 젊고, 더 건강해 보였다.
"놀라셨나요?"
박 사장이 미소 지었다.
"이것이 바로 제가 만들어낸 기술의 결과입니다. 저는 이미 새로운 인류의 첫 번째 사례가 되었죠."
준호와 팀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박 사장님, 이건 미친 짓이에요,"
준호가 말했다.
"우리는 이것을 멈춰야 해요."
박 사장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준호 씨. 당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겁니다. 이것이 인류를 구원할 유일한 길이에요. 기후 변화, 질병, 전쟁···. 이 모든 것을 우리는 극복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가 인간성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죠?"
수아가 외쳤다.
박 사장이 수아를 바라보았다.
"인간성이요? 그게 뭐죠? 탐욕? 증오? 질투? 앞으로는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준호는 박 사장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갔다.
"박 사장님, 제발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세요. 이건 올바른 방법이 아니에요."
박 사장의 눈에 슬픔이 어렸다.
"준호 씨, 당신이 이해해주길 바랐는데···. 하지만 괜찮아요.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이해하게 될 거예요."
그때 갑자기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죠?"
서유진이 놀라서 물었다.
박 사장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아···. 이런 생각보다 빨리 왔군요. 유엔군 사령부 부대, 당신이 계획한 건가요?"
박 사장은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
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이제는 전 세계가 진실을 알게 될 시간이에요."
그때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폭발음이 들려왔다.
"모두 대피해요!"
준호가 소리쳤다.
팀원들은 서둘러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준호는 박 사장을 바라보았다.
"같이 가요, 박 사장님. 아직 늦지 않았어요."
박 사장이 쓴웃음을 지었다.
"아닙니다, 준호 씨. 저는 여기 남아 제 연구 결과와 함께해야 해요. 이것이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준호는 망설였지만, 결국 팀원들과 함께 건물을 빠져나왔다. 밖에는 이미 수많은 군인이 도착해 있었다.
그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직후,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연구소 건물이 폭발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박 사장님!"
준호가 소리쳤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건물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박 사장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몇 시간 후, 준호와 팀원들은 임시 지휘 본부에서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 전 세계 미디어는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수아가 물었다.
준호가 깊게 숨을 내쉬었다.
"모든 것을 공개해야 해. 박 사장의 계획, 유전자 조작 실험, 그리고 우리가 본 모든 것을."
"하지만 그렇게 하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거예요,"
서유진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사람들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어,"
준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가 이 정보를 숨기면, 우리도 박 사장과 다를 바 없어져."
팀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준호의 말에 동의했다.
준호는 전 세계를 향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메모를 정리했다. 이것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기자회견장에는 전 세계의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카메라 플래시가 끊임없이 터졌다.
준호는 깊게 숨을 내쉬고 마이크 앞에 섰다.
"전 세계 시민 여러분, 오늘 저는 여러분께 충격적인 진실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그는 천천히, 하지만 명확하게 모든 것을 설명했다. 박 사장의 계획, 유전자 조작 실험, 그리고 새로운 인류를 만들려는 시도까지. 기자들은 충격에 빠진 채 준호의 말을 경청했다.
"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준호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 진실을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인류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SNS는 관련 게시물로 넘쳐났고,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며칠 후, 준호와 팀은 다시 모였다.
"상황이 어떻습니까?"
준호가 물었다.
서유진이 보고했다.
"예상대로 많은 혼란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이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기 시작했어요. 과학자들, 윤리학자들, 정치인들···.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박 사장의 다른 연구소들은?"
준호가 물었다.
세진이 대답했다.
"대부분 발견되어 폐쇄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자료들은 이미 유출된 것 같아요. 전 세계 곳곳에서 유사한 연구가 은밀히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준호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았군요."
수아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준호 씨, 그런데 박 사장의 연구···. 정말 모두 폐기해야 할까요? 일부 기술은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준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맞아. 우리는 이 기술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어. 하지만 동시에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거야.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세우고,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해."
"그럼 우리가 그 일을 맡아야 하나요?"
서유진이 물었다.
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가 이 일의 시작이었으니, 끝도 우리가 책임져야 해."
팀원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 앞에는 거대한 과제가 놓여 있었다.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임무였다.
"좋습니다,"
세진이 말했다.
"어떻게 시작하면 될까요?"
준호가 결심한 듯 말했다.
"우선 전 세계의 전문가들을 모아야 해요. 과학자, 윤리학자, 철학자, 정치인···.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해요.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토론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대중들과도 소통해야 해요,"
수아가 덧붙였다.
"이건 소수의 결정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에요. 모든 사람이 이 논의과정에 참여해야 해요."
준호가 동의했다.
"맞아요. 우리는 전 세계적인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들은 즉시 행동에 나섰다. 전 세계 정부, 기관, 대학들과 연락을 취했고,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여 대중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했다.
몇 주 후, 첫 번째 국제회의가 열렸다. '인류의 미래 : 기술과 윤리의 경계'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모임에는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의 전문가가 참가했다.
준호는 개회사를 맡았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인류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있습니다. 이 기술은 우리에게 큰 혜택을 줄 수도 있지만, 동시에 우리의 본질을 잃게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회의장은 열띤 토론으로 가득 찼다. 유전자 조작의 윤리성, 인공지능의 역할, 인간 향상 기술의 한계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한편, 온라인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인류의미래라는 해시태그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고,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이 과정에서 준호와 그의 팀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들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몇 달간의 토론 끝에, 마침내 '인류 기술 윤리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다. 이 가이드라인은 인간 유전자 조작, 인공지능 개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첨단 기술의 윤리적 기준을 제시했다.
준호는 이 가이드라인을 들고 다시 한번 전 세계를 향해 연설했다.
"이것은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작입니다. 우리는 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토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고, 우리의 윤리적 기준도 그에 맞춰 진화해야 합니다."
연설이 끝나고, 준호는 팀원들과 함께 조용한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그들은 지난 몇 개월간의 여정을 되돌아보았다.
"우리가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네요,"
수아가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서유진이 동의했다.
"그래요. 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에요."
준호는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맞아. 우리 앞에는 아직 많은 도전이 남아있어. 하지만 이제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 전 세계가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으니."
세진이 물었다.
"그런데 준호 씨, 박 사장의 마지막 말씀···. 기억하세요? 그가 말한 새로운 인류···. 정말 그런 날이 올까요?"
준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대답했다.
"아마도요. 하지만 그것은 한 사람의 비전이 아닌, 인류 전체의 합의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함께 결정하고, 함께 나아가는 미래여야 합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앞으로의 여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이제 두렵지 않았다. 그들은 함께였고, 전 세계가 그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준호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자, 이제 진짜 여정을 시작해볼까?"
모두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눈에는 희망과 결의가 빛나고 있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인류를 향한 그들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