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기술자들은 신神 인가요?by.청새치
이전에 30대도 제페토에 과몰입 중임을 알린 적이 있었다.
결국은 도전했다. 가상세계 아이템 제작과 월드 제작!
오늘은 메타버스 제페토 시리즈 2편 - 월드 제작 경험을 적어본다.
↓ 이전 제페토 글
https://brunch.co.kr/@coscoswee/49
1편. 30대도 해봤다, 메타버스 "제페토"
2편. 30대도 만든다, 메타버스 "제페토 월드" 제작
3편. 30대도 배웠다, 메타버스 "제페토 아이템"
7월 초, ITZY의 마피아가 나온 지 얼마 안 되어서 마피아 노래를 부르다가 뜬금없이 제페토에서 마피아 게임을 구현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누구나 가상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제페토 '빌드 잇'을 PC에 설치했다. 빌드잇을 설치하면 다양한 오브젝트를 제공하여 간단한 조작법으로도 월드 제작이 가능했다. 3D를 아예 모르는 사람도 마우스를 몇 번 조작해보면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는 정도였다!
그렇게 만든 첫 번째 맵은 이랬다.
그렇다. 만들다가 포기했다...
실패의 원인은 돌 오브젝트였다. 돌을 막 옮기기는 하는데 자꾸 제멋대로 커지고 평면 위에 있는 게 아니라 공중 위에 떠있고 해서 환장스러웠다. 어찌어찌 바닥에 설치하는 법을 알게 되어서 설치를 해봤는데 크기가 너무 작길래 크기를 왕 키워봤다. 사진 상의 바위 있는 쪽 앞에 보이는 노란 모자 쓴 NPC를 기준으로 오브젝트를 다 키웠는데 글쎄 미리보기를 했더니 웬 거인이 서있는 것이다. NPC 설치한 그대로를 기준 사이즈로 놓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고 다시 심기일전해서 새 맵을 열었다. (참고로 실제 캐릭터 사이즈는 oneway 사인 앞의 점같은 부분)
이게 뭔가 싶겠지만... 프로듀스 101에 나오는 계단 의자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제페토가 외모를 꾸미면서 노는 게임이다 보니, 월드에서 서로 얼평(얼굴, 화장, 스타일 등을 평가)을 하고 노는 문화가 있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하지만 계단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2차시도 실패.
3차 시도는 내 집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집이 너무 코딱지만 해서 흥미를 잃었다. 흑흑
비록 3차의 실패가 있었지만 언젠가 가상세계에서 디즈니 월드를 지어보겠다는 꿈을 가슴에 품고, 유튜브에서 빌드 잇 강좌를 검색해서 들었다. 강좌는 매우 유익했고 심지어 전문적이었다. 그저 있는 오브젝트로 건물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큐브 형태를 변형해서 문틀을 만들기도 하고 도끼로 손잡이를 만들고 심지어 벽지까지 구현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에 감탄만 나왔다. 기본 조작법을 익히고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 깨달았으니 이제는 도전해봐도 되지 않나 하는 결심이 섰다.
그렇게 휴가를 냈다 ^^예~!!
그냥 예정된 휴가였는데 빌드 잇을 잡고 있었던 것뿐이지만 꼬박 하루와 그 뒤 일주일 정도를 월드 제작에 붙들고 나서야 맵을 완성 했다.
완성된 월드의 전경 공개!
전체적으로 놀이공원 콘셉트의 월드이고, 이름은 '다즐링랜드'이다.
영감과 아이디어는 모두 미국 올랜도의 디즈니월드. 내가 일했던 매직킹덤의 ATT와 성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참고로 ATT는 알라딘+티키룸+트리하우스의 약자이다. 이 세 곳을 돌면서 일을 했었다.
-
제일 처음 만들기 시작한 것은 뜬금없지만 피아노였다. 어떤 아이템이 있나 하나씩 살펴보다가 피아노 키보드가 있는데 멋진 피아노가 없어서 나무 피아노를 만들었고, 나무가 있으니까 트리하우스다! 생각이 났다.
진짜 트리하우스처럼 여러 공간을 연결해서 짓고 싶었으나 제페토의 나무는 일정 부분 위로는 올라가지 못해서 일단은 리빙룸 정도로 완성했다. 리빙룸을 짓고 나서도 나무를 빙 둘러 계단을 만드는 데에 아주 애를 먹었다.
트리하우스 다음은 티키 룸이었다.
빌드 잇에 한옥/일식 집 지붕이 있길래 이건 티키 룸 각이다! 하고 쌓아서 지어봤다. 이제는 지나간 일이지만 저 지붕을 일정 간격으로 쌓기 위해 수학적인 노력까지 곁들였던 기억이... (하지만 이건 제가 과몰입러여서일뿐 그런 거 없이도 월드 제작 가능합니다!) 티키 룸이라는 이름은 티키타카 룸으로 슬쩍 바꿔봤다. 핵심인 내부 인테리어는 원조는 앵무새 + 나무 조각이었는데 빌드 잇 내에 대체할 아이템이 없었다. 그래서 아주 쉬운 길을 택함. 닭도 새니까 닭을 색칠해서 넣고 화내는 나무 조각은 생각해보니 정승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웃겨
마지막으로 알라딘. 움직이는 오브젝트가 있긴 했지만 콘셉트에 안 맞았기 때문에 그냥 점프 맵을 작게 만들기로 함. 알라딘의 매직카펫 라이드는 양탄자를 타고 날아다니는 라이드인데 양탄자가 너무 얇은 데다 맘에 드는 모양이 없었기에 막판에 모두 컵으로 바꿔버렸다. 매직킹덤에 앨리스 콘셉트의 매드 티파티라는 빙글빙글 도는 컵 모양의 라이드가 있기에 보라색 빛깔로 맞췄다. 결국 이건 알라딘과 앨리스의 짬뽕인 것이다.
그리고 매직킹덤에서 빠질 수 없는 성을 만들어주고 입구에서 들어가는 길은 메인 스트릿처럼 꾸몄다.
주변 경관을 꾸미고 끝을 냈다. 저 커브길 만들고 정리하는 데에도 한참 걸림... 하...
아무튼! 3D의 1D도 몰랐던 그저 그런 사무직 일반인 나부랭이도 제페토 월드를 지을 수 있었다. 4분기 안에는 제페토 내에서 게임 제작 기능이 제공된다고 하는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월드를 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제페토에서 아이템을 만들면 수익창출을 할 수 있지만 월드를 만들다고 해서 수익창출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진심으로 재미를 느끼면서 (동시에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즐기고 몰입해 제작했어서, 앞으로도 제페토 월드를 만들 계획이 있다. 그리고 사실 월드 제작하고 나서 외주 제작 문의도 몇 건 왔다. 하지만 아직은 포트폴리오가 부족한 데다 요즘은 아이템 제작에 빠져있기 때문에 8월에는 빌드잇 잠시 안녕인 상태. 아무튼 이렇게 제페토 월드 제작이 이렇게 쉽습니다 라고 생각하며 쓴 글인데 사실 그렇게 쉽진 않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기도 하다. 하지만 만들고 나면 그럴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제페토 과몰입러 청새치 씀
———————————————————————————————————————
코스코스는 매주 금요일 찾아옵니다.
NEXT : 신발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