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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 Jul 11. 2022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리… 멍멍!

요 한동안 뜨거운 폭염이 계속되었다. 나름 고층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데워진 공기는 낮은 층과 높은 층을 가리지 않았다. 평온한 주말, 더위를 잠시 잊고자 이불 없이 선풍기를 켜 놓고 낮잠에 들었는데… 고작 50분 정도 잤음에도 불구하고 목에 뭔가 껄끄러운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평소 금수와 다를 바 없이 행동하던 내게 견신(犬神)이 오셔서 여름 감기를 내려 주신 것이다.


몸이 조금 무거웠지만 감기의 가능성을 애써 부정하며 건강해지기 위한 여러 활동들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때문에 저녁을 닭가슴살 100g만 먹었지만 그날은 여러 가지 음식을 같이 먹었다. 정말 배고파서 먹었 다기보다는 어떻게 해서라도 영양분을 넣겠다는 일념으로 이것저것 입에 쏟아 넣었다. 심지어 안 움직이는 몸을 억지로 움직이며 운동마저 하고 감기에 좋다는 캐모마일마저 3잔이나 마셨다.


그리고 그날 밤. 목에 들끓는 가래 때문에 잠을 잘 못 잤다. 이불을 다 걷어버리고 자고 싶었지만 여기서 이불을 또 안 덮고 자면 내일 아침 감기에 절여진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억지로 덮고 잤다. 한 가지 부작용이 있다면 더워서 잠이 오지 않더라…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모기가 와서 아프냐며 웽웽 놀리기 시작했다. 옛날 만화에 나왔던 ‘악즉참’을 기억해내며 모기를 잡고 다시 잠을 자려고 했을 때는 이미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흐른 후였다.


아침이 되어도 목은 여전히 아팠다. 감기를 핑계로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몇 개 없는 연차가 내 등을 억지로 밀었다. 재택근무 정말 절실하더라. 출근해서 골골거리고 있으니 ‘(기사)씨 코로나면 우리 재택 할 수 있는 거냐며’ 동료들이 너무 좋아하길래 속에서 불길이 일어났다. 일단 그 정도로 증세가 심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절대 나로 인해 애증 하는 동료들이 편한 꼴을 절대 볼 수 없었다. 그로 인해 큰 희생을 감수했다. 다이어트 중이었지만 그들의 행복을 두고 볼 수 없기에 당분간은 다시 푸짐하게 먹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4주 동안 뺀 2kg가 4일 만에 다시 쪘다.


비록 2kg씩이나 다시 쪘지만 당분간은 많은 영양소를 계속 섭취할 예정이다. 과거보다 몸무게가 살짝 더 오른다고 하더라도 절대 여름 감기에 굴복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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