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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 Oct 04. 2022

네..? 치과를 또 오라고요?

어느 날부터인가 이 한쪽이 시리고 아파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그 주변을 칫솔로 조금 더 세게 닦고 말았으나 시리고 아픈 증상이 계속 있어 회사 근처 치과에 갔었다. 거기서 말한 결과는 '이상 사항 없음.' 의사의 그 말만 믿고 한 3주 정도는 아파도 '금방 사라지겠지'라는 마음으로 이가 아파도 참았었다.


근데 아픈 것은 사라지지 않았고 저번부터 알고 있던 '양심 치과' 리스트에서 찾은 치과 의사 선생님을 다시 한번 찾아갔다. 예전에 다른 치과에서는 신경 치료하자고 하셨던 부분을 때우는 걸로 끝내셨던 분이라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최종 보스 느낌으로 마지막에 찾아가는 곳이다. 거기서 진료를 받았더니 예전에 레진 했었던 부분이 오래되면서 깨져있었다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 안으로 침 등이 들어가서 이빨이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고 하셨다. 회사 근처의 치과에서는 CT도 찍고 의사가 직접 봐도 모르던 것을 역시 치과 경력이 오래되신 분은 한 번에 캐치하셨던 것이다.


이를 깎아내고 또 깎아내고! 턱은 아프고 소리는 끔찍한 곳에서의 충치 치료를 끝내고 그 위에 덧 씌울 금을 주문했다. 한 가지 위안이라면 다른 치과에 비해서 솜씨도 좋을뿐더러 금액도 비교적 적게 들었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역시 아프고 비싸다. 그렇게 구멍 난 이빨을 임시로 때우고 집으로 돌아와 일주일 동안 한쪽 이빨로만 음식을 씹었다. 일주일이라는 오랜 고난을 이겨내고 드디어 마침내 음식을 마음껏 씹을 수 있다며 치과를 다시 갔는데...


뭔가 이상했다. 그냥 툭 하고 금을 끼워 넣으면 끝나는 일인데 그날따라 뭔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 깎는 건 끝났겠지'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건만 나의 이는 다시 깎이고 또 깎였다. 이 위에 씌울 금이 딱 맞게 나오질 않았던 것이다. 몇 번 금을 조절해 보시고 이를 깎아보시더니 역시 금을 새로 하는 게 좋겠다며 다시 이빨의 본을 뜨는 작업을 진행했다. 내 억장은 산사태 일어나듯 와르르 무너져 내렸지만 아픈 사람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액땜 때우는 것을 진짜 땜 때우는 걸로 하네'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임시로 또 때워진 이빨과 함께 치과를 나섰다.



이번에는 다행히 3일 만에 이빨 위에 금을 씌울 수 있었다. 이걸로 무척 많은 치아에 금을 씌우게 됐는데 이 정도면 엘도라도를 찾으러 멀리 갈 것이 아니라 그냥 내 입을 벌리면 될 것 같다.


이빨이 아픈 사람을 위해 팁을 주자면 혹시라도 신경 치료 같은 큰 치료를 하게 된다면 인터넷에서 양심 치과를 검색해 본 다음 그쪽으로 한 번 가보자. 거기서도 신경 치료를 진행할 수 있지만 나처럼 죽을 수 있었던 이를 살릴 수도 있다. 다만, 그전에 평소에 이를 열심히 깨끗하게 닦자. 그렇다고 내가 이를 대충 닦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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