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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 Jan 31. 2022

멘토를 어디서 찾죠?

아니 그래서 멘토가 어디 계시는데요

대상 : 멘토를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

주제 : 멘토 찾기에 대한 영감


 자기 계발에 관한 정보를 찾다 보면 멘토를 구하라는 얘기가 많다. 문제가 있다면 '알아서 잘 구해봐라'라는 문장으로 끝난다는 것. 학생의 신분이라면 모를까 사회에 나온 이상 멘토를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내가 보기에 멘토는 찾는 것이 아니라 인연이 닿는 것 같지만 멘토가 급한 몇 명의 사람들을 위해 내가 멘토를 구하기 위해 했던 경험담들을 적어 보았다.


 내가 처음으로 멘토링이 필요했던 분야는 창업이었다. 당시의 나는 한국에 멘토링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새로운 멘토링에 대한 창업을 기획 중이었다. 창업에 대한 기본 지식은 책이나 정보를 읽으면 되지만 그것들은 내가 만든 작품을 평가해 줄 수는 없었다. 범용성은 높은 대신 개개인에게 특별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나 하나에 맞춰진 정보를 원했고 그렇게 처음으로 들어간 멘토링 사이트가 바로 '잇다'이다.

https://www.itdaa.net/

 엄청난 각오를 했거나 돈이 꽤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유료 멘토링의 가격은 확실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나는 무료로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원했고 잇다가 바로 그런 사이트이다. 잇다의 장점은 무료라는 점과 멘토들의 이력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응답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자신이 원하는 주제가 없을 수 있다는 점, 일정 수준 이상 긴 정보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내가 실제로 4명에게 질문을 보냈을 때 총 3명에게 답장이 왔었다. 잇다의 멘토링은 주로 회사 직무에 관한 것들에 집중했기에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멘토가 없을 수 있다는 것도 단점 중 하나이다. 무료로 멘토링을 해주시는 거다 보니 내용이 많으면 멘토링을 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사업 기획서나 간단한 포트폴리오 정도는 봐주시겠지만 멘토링을 받고 싶은 부분이 소설의 부족한 점이나 긴 코딩의 매끄러움 같은 부분이라면 사실상 멘토링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도 일단 무료이다 보니 내가 받은 답변은 가격 대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본격적으로 멘토링을 받기 전에 한 번 물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다음으로 멘토링 받은 곳은 k-startup(한국 창업 지원 포털)이다. 사업 소개 - 멘토링 분야에 들어가서 진행 중인 멘토링에 들어가서 신청을 하면 된다. 창업 기획서에 맞춘 양식에 대해 멘토링을 해 주시니 창업 기획서를 구해 틀에 맞춰 작성 후 이메일을 보내면 된다(옛날에는 찾아뵙는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코로나라서 거의 이메일로만 받으시는 듯하다). 창업 기획서에 대한 답장을 받았을 때는 너무 정석에 가까운 답을 받았다. 인터넷에 기업 이미지를 찾아보면 A라는 기업은 '지적인 리더 이미지의 남성' B라는 기업은 '차갑지만 볼수록 매력적인 여성' 같은 내용들을 찾을 수 있는데 내가 받은 멘토링을 보면 '30대 중반의 공무원' 같은 느낌이다. 수학으로 따지면 '수학의 정석'같은 느낌? 탄탄한 기초 같지만 투박한 느낌이다.

https://www.k-startup.go.kr/main.do


 시간이 지나고 창업에서 작문으로 관심사가 변경되었다. 책을 쓰다 보니 분명 내용이 많이 부족한데 어디가 부족한지 찾을 수 없었다. 책을 한 번 다 읽어야 되는 이런 중노동 멘토링을 무료로 이용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기에 오랜 고민 끝에 '숨고'와 '크몽'에서 멘토의 시간을 돈을 주고 구매하기로 했다. 먼저 숨고에 들어갔었는데 거기에는 자신이 어떤 도움을 받고 싶은지 쓰는 창이 있었다. '현직 편집자'라는 키워드를 강조하여 글을 보냈는데 그 키워드를 다시 강조하는 일 없이 복붙 한 듯한 문장들이 와서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 아쉬운 대로 크몽에서 현직 편집자를 찾아서 거금 14만 원을 주고 내가 작성했던 책의 보완점을 의뢰했다.

https://kmong.com/


 멘토링에 대한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었다. 정말 깔끔한 보고서를 받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받았지만 확 와닿는 방법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 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과 같은 느낌을 나는 그 보고서를 읽으며 느끼고 있었다. 괜찮은 보고서였지만 14만 원의 결과물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모자라다고 느낀 것이 사실이다. 대리가 부장한테 제출한 형식 잡힌 보고서의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깔끔하고 정중했지만 내 마음에 와닿지는 못 했었다.


 마지막으로 받은 멘토링은 작은 출판사의 대표님으로부터 받았다. 내 원고를 많은 출판사에 투고했었는데 그중에서 딱 한 분만 내게 좀 보고 자세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의견을 내셨었다. 그 분과 카페에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었는데 그분이 내게 하셨던 말이 브런치에서 구독자를 모아 보라는 것과 블로그나 유튜브도 같이 해보라는 것, 인스타를 좀 더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받은 멘토링 중 차라리 가장 시원한 멘토링이었다. 마치 낚시를 알려 달라고 간 사람에게 '낚싯대의 원리나 종류'가 아닌 미끼를 끼고 던지는 방법을 알려주신 듯한 시원함이었다. 그 충고를 받고 브런치에 도전했고 8수 정도만에 작가에 합격하여 브런치에 내 글을 올리고 있다.


 사실 군대에서 만난 친구의 멘토링도 상당히 좋았지만 인맥의 영역은 정말 운이기에 넣지 않았다. 사람도 자신과 잘 맞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듯이 멘토도 똑같다. 내게 와닿지 않았던 멘토링들도 똑같은 상황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속을 시원하게 뚫어지는 문장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멘토가 나와 잘 어울릴지 모르니 일단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멘토링은 다 받아보고 그중에서 괜찮았던 사람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멘토로 삼는다면 유료 멘토링에 대한 부담은 조금 덜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당신도 좋은 멘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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