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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lden Tree Mar 24. 2021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

중학교 1학년의 고민

"선생님, 저 공부 못해요.

 수학은 완전 포기했어"


중학교 1학년 아이들과

상담을 시작했어요.

이제 막 입학한 아이가 저와 상담을

시작하자마자 한 말이에요.


첫 상담이라,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고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편이에요.

묻지 않아도 준비해온 듯

조잘조잘 말하는 아이,

듣다 보면 난처할 정도의

TMI를 주는 아이,

입을 꾹 다물고 고개만 끄덕이거나

예, 아니오로 답하는 아이.

천차만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저는 5가지 질문을 준비해요.

첫째, 오늘의 기분.

둘째, 중학교에 오니 좋은 점과 힘든 점.

셋째, 가족과의 친밀도 점수로 표현하기.

넷째, 건강상태.

다섯째,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이나,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만한 것들.

요렇게 물어보죠.


요즘은 워낙 사교육이 일찍 시작되고,

엄마표 영어, 수학, 글쓰기, 독서도

이른 나이부터 이루어지다 보니

가끔 중학교 1학년임에도 공부에

일찌감치 질려버린 아이들이 있어요.


반면에,

주변 친구들의 빠른 속도에 못 따라가는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 파악하고

포기해버리는,

아이들도 있고요.


저도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지라,

어느 학원이 좋다더라 하면 팔랑귀가 되어

학원 번호를 저장하고요.

엄마표로 성공했다는

엄마표 서적 광고 문구에 

자연스레 눈길이 갑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공부를 포기하거나

공부에 지쳐버린 아이들을  때면

욕심부리지 말자,

다짐하며 마음을 고쳐먹어요.


공부에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초등학생이 방정식 배우는데

한 달이 걸린다면,

차근차근 교육과정을 밟아 온

보통의 중학생이라면

일주일 정도 걸리겠죠.




공자는

15세에 배움에 뜻을 두었다고 해요.


그래서 15세를

지우학(志于學)이라고 부르죠.


위대한 학자이자 성인인 공자도

15세에 뜻을 세우고 학문에 힘썼듯이,

중학교 때 목표를 정하고 배움을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아요.


말도 빨리 해야 하고,

걷는 것도 빨리 해야 하고,

기저귀도 빨리 떼야하고,

한글도 빨리 읽어야 하고,

뭐든 빨리 하는 게 교육의 정석이 된

요즘의 현실을 볼 때면,

요즘 아이들보다 일찍 태어난 게 다행이란

생각도 듭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긴 공부의

여정을 걸어가야 할

아이들에게 너무 어린 나이부터

공부를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우리 반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너희들은


공부 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요.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화이팅 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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