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로디는 자기반을 둘로 나눴는데, 최고와 그렇지 않은구성으로 나눠두었다. 그렇게 한 이유가, 바이올린 배우러 갔을때, 아이들이 수준별 수업을 듣게 하는데 편하기 때문이랬다. 이해는 된다. 그런데 동시에 아이들은 극적인 수준의 차이를 갖게되는 문제가 있다.. a그룹이 과제를 끝냈다면, b그룹은 1/3 정도에 끝날 시간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이대로 계속 가도 괜찮을까
제롬 클래스에서, 책상에 펼쳐놓은 내 노트를 보더니 아이들이 이 중국어는 뭐냐고 물었다.
얘들아, 나는 한국인이야.
그래~ 근데 왜 공책에 중국어로 써놨어?
중국어 아니고 한국어라구!
한국어 해야겠다 싶어 인사 ‘안녕하세요’와 반짝반짝 작은별, 곰 세마리를 함께 불렀다. 이 평범한 노래에 눈이 반짝인다.
이들과 수업을 하던 중, 오호가 부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지난주에 말했던 비상사태 대비훈련이었다. 아이들과 나는 공개된 장소에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악기를 내려놓고 옆에 급식실 안에 휴게실 책상 아래 몸을 숨겼다. 십분 정도 지속되던 훈련동안 침묵과 움직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아이들은 그 두가지를 멈추지 못했다. 현실이었다면 우린 발각되고도 남았다. 아침 출근길에 이 훈련을 미리 생각해보았는데, 우리는 훈련이지만, 이 일을 기다리지 않은 때에 실제로 겪은 이들이 있지 않은가. 이토록 평범한 하루가 원치 않은 방향으로 끝날 수도 있는것인데, 오늘도 잘 흘러갈꺼라 믿고 별생각없이 보내온 시간에 대한 담대함에 놀랍고, 그리고 오늘도 무사히 지켜주실것을 간구하게 되었다.
지난 토요일에 있던 교사 세미나, 어제 점심을 먹으며 나눈 교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점 등으로 인해 그들을 제 3의 관점에서 보게 된 부분이 생겼다. 한국인이라는 발견에 파트릭과 가수, 영화 관련 대화를 멈추지 않게되었고 (그의 측에서) 자연스레 모두와 함께 그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돌솥 비빔밥을 먹고싶다는 제롬, 리얼 서바이벌을 봤다는 카렌.. 그리고 요즘 가수도 한국 영화도 잘 모르는 내게 조금은 실망한 듯 한 파트릭의 모습도 보았다. 이러한 관심도 한 때일것이다. 이 작은 나라가, 프랑스의 1/6인 이 작은 나라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는것 참 신기한 일이다.(이들은 자신의 나라가 작은 나라라고 하지만) 이 관심에 감사하나 이런 대화의 지속이 진정한 나라는 사람에 대한 대화는 아니다. 이 불같은 관심의 시간이 지나고,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넘어 믿는 사람으로, 가치를 전하는 사람으로 남겨지고 싶다. 그런날이 곧 오겠지. 여튼 시작이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