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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간 학교.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서 그런가, 아이들이 좀 더 집중해서 그런가, 지난 월요일만큼 정신없거나 경찰놀이를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도 되었다. 작년 9월, 학기 초에는 심술궂은 표정과 행동으로 신경전을 오래 보이던 A, 알고보니 집이 없어 가족 모두 차에서 지낸다는 얘길 담임선생님을 통해 들었다. 악기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주말이면, ‘우리 엄마가 집에 바이올린 못가져오게해.’ 하며 퉁명스러운 불만을 토하곤 했다.
오늘따라 얇게 옷을 입고, 재채기를 연이어 하는 아이.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혼자 남아 내게 얘기했다. “나 왜 사실 집에 악기 못 가져 가는지 알아? 나는 사실 집이 없어. 그래서 엄마가 못 가져오게 해.” 하며 목소리가 얇게 떨렸다. 여덟살 아이에게도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기에 용기가 필요하고, 무거운 감정이 뒤섞여있다는 것을 알게됬다. 기도할게하는 말이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떠올랐지만, 기도할게 라는 말이 아니라, 기도해야겠다.
다행히도 겨울의 추위가 조금 가라앉은듯 하다. 너가 하루빨리 바이올린을 집에 가져갈 수 있기를, 그래서 지금의 목마름을 넘치게 채워지는 날이 속히 오기를. 음악으로인해 그에게 어떤 희망이 멈추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