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 앞 나지막한 동산을 걷고 돌아왔다.
건강을 위해 쉬고 있는 이 시간을 나와의 건강한 약속으로 채우려고 한 두 번째 날이다.
일어나서 성경묵상을 하고, 아침을 먹고 운동을 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일주일에 두 번은 센터에 가서 필라테스나 요가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기분이 내키는 운동을 하려고 한다.
오늘은 등산을 하기로 했다. 해가 쬐지 않는 날씨라 등산에 가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나서는 걸음이라 그런지 그리 몸이 가볍지 않았다.
무거워진 몸을 느끼면서 등산화를 신고 횡단보도를 건너 집 앞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최근에 등산로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제법 많아졌다.
나는 등산로 이전에 거친 산 본연의 땅이 더 좋지만, 사람들을 오게 하려면 확실히 정돈을 해야 하는 것 같다.
정상까지 가는 데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 작은 산이라 정상에 가면 어느 길로 돌아올지 고민하게 된다.
고민은 하지만 늘 내려가는 같은 길을 선택한다.
산인데 오르막길 보다 내리막길이 더 많다.
내 쪽에서 시작하는 길이 그렇게 되나 보다.
다음에는 오늘 간 길의 반대로 산행을 시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작은 산이라 대단한 꽃이나 새들을 만날 수는 없다.
등산의 묘미는 들꽃들을 보는 것인데 그런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집 바로 앞에 약간의 땀을 흘릴 수 있는 산이 있다는 것이 참 마음에 든다.
아주 무리 없이 나 등산했어! 를 외칠 수 있다.
그리고 몇 개 없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작은 들꽃들도 있다.
오늘은 하늘색과 파란색의 중간의 꽃과 자줏빛이 도는 아주 작은 꽃들을 만났다.
자연은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어서 내일이나 모레 가면 또 다른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그런 아주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며 걷는 것이 이 동산을 걷는 재미가 아닐까.
오늘 간 반대길로 돌아가면 조금 더 운동이 되겠지만, 아무래도 나는 지금의 코스를 당분간 고수하게 될 것 같다. 집에서 나오자마자 3-4분이면 등산이 시작되는 이 길이 나는 아주 마음에 든다.